[칼럼] 큰 슬픔이 큰 기쁨이 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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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사울은 그가 죽임 당함을 마땅히 여기더라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 경건한 사람들이 스데반을 장사하고 위하여 크게 울더라” (행 8:1-2) 여기 큰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믿음의 가족이 되어 동거 동락했던 스데반 집사님의 죽음 앞에 초대 교회 성도들은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사도행전 7장에서 공회(산헤드린)에 앞에 잡혀간 스데반 집사님은 예수그리스도가 메시야임을 증거했다는 이유로 유다 사람들이 가장 치욕적으로 생각하는 투석형(投石刑)으로 처형당했습니다. 그들의 상실감과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요. 성경은 ‘크게 울더라’(메가스  코페토스), 곧 큰 슬픔이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스데반 집사님을 잃어 버린 슬픔과 함께 그들에게도 똑같은 죽음의 핍박이 닥쳐 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됩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사울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초대교인들을 핍박하기 시작합니다.(행 8:3) 결국 예루살렘 교인들은 핍박을 피하여 곳곳으로 흩어졌습니다. 핍박을 피하여 흩어진 그들은 고향을 떠나 머물 곳 없는 피난민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은 예루살렘 교인들의 슬픔과 고통 이후에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핍박을 피하여 도망하는 자들이 되었지만 오히려 가는 곳마다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행 8:4)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았지만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삶은 죽음을 피하여 도망하는 연약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표적이 있는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귀신들도 쫓아내고 병자들을 낫게 하는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하였습니다.(행 8:5-8) 그들이 이렇게 피난민의 삶이 아니라 선교사의 삶을 살기 시작했을 때 사마리아 성에는 ‘큰 기쁨’이 충만하게 됩니다. 큰 슬픔으로 떠난 자들의 삶이 큰 기쁨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지금 ‘큰 기쁨’이라고 기록된 헬라어 ‘메가스’(μέγας)는 ‘위대한’ ‘큰’ ‘높은’ ‘넓은’ 그리고 ‘강력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누린 기쁨은 넓고, 깊고, 위대하며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선명한 대비를 보게 됩니다. 사도행전 8장의 시작은 ‘큰 슬픔’(메가스 코페토스)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그들의 삶은 ‘큰 기쁨’(메가스 카라)으로 채워졌습니다. 큰 슬픔에서 큰 기쁨으로의 완전한 반전이었습니다.

무엇이 그들의 큰 슬픔을 큰 기쁨으로 바꾸어 놓았습니까?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 새”(행 8:4) 그것은 복음이었습니다. 그 복음은 무엇이었습니까?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 그리스도를 백성에게 전파하니”(행 8:5) 복음은 곧 예수 그리스도이셨습니다. 그들의 삶은 궁핍하고, 피곤하며, 핍박을 피해 도망 나온 피난살이의 삶이었지만 그들은 기뻐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습니까? 그들에게는 기쁨의 근원이요 복음이 되신는 예수님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성경주석은 이 부분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당시에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이미 극심한 경지에 이르러 교회의 존속 그 자체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비록 물질적 재산을 빼앗겼다 할지라도, 그것이 그들의 기쁨까지 빼앗을 수는 없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깊이 생각해 봅니다. 초대교인들이 당했던 스데반의 죽음과 핍박의 위협도 사실은 큰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마 5:10) 그들의 큰 슬픔은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당한 고난과 핍박을 인하여 크게 기뻐해야 하였습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가장 복된 삶, 가장 기쁜 삶이기 때문입니다. 의를 위하여, 주님을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들의 삶은 축복된 삶입니다.  큰 슬픔이 큰 기쁨이 되는 삶 이란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삶입니다. 혹 그 삶이 핍박의 가시밭길 일지라도 기쁨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그 핍박 또한 우리에게 축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