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은 회복된 땅을 넓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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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목사(시카고 기쁨의교회 담임)

 

어느 교회든 교회학교에 말썽꾸러기들이 몇 명쯤은 있다. 교회 어른들은 하나같이 그 말썽꾸러기들이 커서 무엇이 될지 걱정이 된다고 말하곤 했다. 더욱이 그런 것이 그들은 교회 직분자들 자녀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목사와 장로, 권사와 집사의 자녀들인데도, 교회 안에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말썽을 피우곤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그들 가운데 일부는 그 때의 그 모습대로 교회의 문제를 여전히 일으키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말썽꾸러기들은 회심의 계기를 겪고난 후, 교회와 신앙에 충실한 신자로 바뀌게 된다. 그때 과거 그들의 어린 시절, 매일 밤 눈물로 기도하며 그들이 교회를 떠나지만 않기를 기도하고 직분자인 자기 부모 얼굴에 먹칠하지 않고 교회에 욕을 듣게만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구하던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나이가 들어 완전히 회심한 제자들을 만날 때, 그들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린다. ‘아, 하나님이 살아계시는구나! 기적이 있구나!’ 도저히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할 것 같던 아이들이었는데, 도대체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셨길래, 이렇게 변할 수 있는가 놀라면서 감격과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필자이다. 필자는 목회자 가정의 자녀였다. 늘 예배 방해하는 일을 했고 부모님 얼굴에 먹칠을 했으며 교회를 욕 먹이게 하는 일등공신이었다. 그렇게 장로와 집사의 아들들과 친구가 되어 교회에서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전혀 몰랐는데 교회학교 선생님이 우리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가며 정신 차리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회개하고 회복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필자는 그것을 몰랐으니 그 때 당시의 선생님을 필자가 목회자가 되어서 만났을때, 기적을 본 듯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 사실 놀랍기만 하다. 도무지 무엇이 되질 모르는 그 아이가 회개하고 변화하여 목회자가 되어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고, 이 지면을 통해 글로 전도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들에게는 기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기적은 기적이 일어난 곳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기적으로 회복된 땅은 다시 그 지경을 넓혀 더욱 하나님의 회복을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이사야 54장 1절에 보면, “잉태하지 못하며 출산하지 못한 너는 노래할지어다 산고를 겪지 못한 너는 외쳐 노래할지어다 이는 홀로된 여인의 자식이 남편 있는 자의 자식보다 많음이라”고 말한다. 잉태하지 못하고 출산하지 못하며 산고를 겪지 못한 가정에 하나님은 노래를 부르게 하신다고 증거한다. 곧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황폐하고 메마르며 어두운 땅에 생명과 기적, 축복과 회복을 허락하여 수많은 열매를 맺는 곳으로 만들어 주신다는 말씀이다. 지금 우리가, 현재 우리가 밟고 있는 곳이 지옥과 같은 곳일지라도 하나님은 회복하길 원하신다는 것이다. 아이를 주실 것이고 직장을 허락하실 것이며 배우자를 만나게 해 주실 것이다. 몸 속에 질병을 치유케 하실 것이며 마음의 병을 낫게 해 주실 것이다. 분명히 하나님은 우리를 고쳐 주시고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이사야는 하나님이 그곳에만 머물지 아니하신다고 말한다.

“네 장막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지어다 이는 내가 좌우로 퍼지며 네 자손은 열방을 얻으며 황폐한 성읍들을 사람 살 곳이 되게 할 것이라.”(사 54:2-3)

장막터를 넓히고 처소의 휘장을 확장시키며 줄을 길게, 말뚝을 멀리 견고하게 세우게 될 것이라고 약속해 주신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황폐한 심령과 가정, 일터, 교회 위에 하나님은 기적처럼 회복을 주실 것이고 그 회복의 땅을 넓히고 확장하며 견고하게 해 주실 것이라는 말씀이다. 하나님의 회복은 기적처럼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자리에 머물길 원하시지 않으신다. 그 지경을 넓히길 원하신다는 것이다. 시청각의 모든 장애를 가졌던 헬렌켈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때, 우리에 삶에, 아니 타인의 삶에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믿는 자의 최선은 곧 나를 넘어 타인과 공동체를 향한 크고 비밀한 기적이 일어날 초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하나님의 회복이 확장되는 기쁨이 우리의 삶 가운데 있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