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님이 허락하신 복수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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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아마도 복수의 이야기 가운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도 백작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젊은 선원 에드몽 당테스는 순수하고 정직한 청년으로 고향 친구이자 아름다운 연인인 메르세데스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페르난도에게 배신당하여 약혼녀를 그에게 빼앗기고 13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감옥에서 만난 파리아 신부의 도움으로 탈옥하고 그로부터 물려 받은 보물섬의 지도를 통해 어마어마한 보물을 찾아냅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고 하고 자신의 인생을 망가트렸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억울하고 분통했던 마음의 응어리를 단번에 날려 버리는 멋진 복수가 펼쳐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복수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누구나 자신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힌 사람에게 앙갚음 하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그런 것입니다. 바람 핀 남편에게 복수하고 괴롭히던 시댁 부모들에게 보란 듯이 한 방 날리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우리 한국의 주부들은 속이 후련해 지는 것입니다. 주로 이런 드라마들이 한국 아침 시간에 방영이 되는데 이런 것을 한편 보고 나면 주부들이 하루를 살아가는 활력소를 얻는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이런 복수의 감정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의 종들이 피 흘림에 대한 복수를… 보여주소서”(시 79:10), “복수하시는 하나님이여”(시94:1),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보복해 주시고”(시 18:47), “내가 장채 내 대적에게 보응하며 내 마음을 편하게 하겠고 내 원수에게 보복하리라”(사 1:24). 이렇듯 성경의 저자들도 자신을 핍박했던 원수나 이방인들을 향한 복수의 감정을 쏟아내며 전능하신 여호와께서 멋지게 복수해 주실 것을 기대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대답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마 5:44) 그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복수 할 수 없는 것입니까? 이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한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런데 성경 로마서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유일한 복수의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롬 12:20) 사실 이 말씀은 구약성경 잠언 25장의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네 원수가 배고파 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 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 그리 하는 것은 핀 숯을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 네게 갚아 주시리라”(잠 25:21-22) 그런데 이게 복수를 하는 것입니까? 복수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어떻게 원수에게 음식을 먹이고 물을 마시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말씀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복수의 의미는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라는 말씀 속에 담겨 있습니다. 이 구절은 히브리인들의 격언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원수에게 오히려 선을 베풀어 줌으로 그의 양심을 부끄럽게 하고 얼굴을 뜨겁게 만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 숯불의 의미는 ‘회개의 표’, ‘마음의 불’ 그리고 ‘회개와 부끄러움의 가책으로 타는 듯한 고통’ 등으로 해석되어 집니다. 이는 원수에게 은혜를 베풀어 그로 하여금 후회와 부끄러움에서 오는 고통을 느끼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만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허락하신 유일한 복수의 방법입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마지막 복수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당테스는 마지막 복수 상대인 당글라르를 계략에 빠뜨려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리지만  끝내 그를 죽이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당글라르씨, 나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아니오. 나는 당신 때문에 신세를 망친 사람이지. 당신은 내 아버지를 굶어 죽게 했소. 그래서 나 역시 당신을 굶겨 죽이려고 했지만, 당신을 용서하기로 했소. 왜냐하면 나 역시 신에게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오. 내가 누군지 궁금하오? 나는 바로 에드몽 당테스요!” 당테스는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였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복수의 방법을 실천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먼저 우리의 죄를 무한정으로 용서하시고 용서해 주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경험해야 합니다. 우리가 십자가의 무한한 용서를 경험하게 될 때 오늘 나의 원수에게도 같은 용서의 은혜를 베풀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