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생명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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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브라질 아마존 정글 지역에 2009년도 신학교 강의 및 의료 선교로 갔다. 상파울로와 마나우스를 거쳐 쌍가브리에우 다 까쇼에이라에 도착하다. 브라질과 콜럼비아 접경지대 밀림에 둘러 싸인 인구 12000명 도시다. 산소 공급지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 불리고 세계에서 가장 긴 아마존 강의 지류 히오 네그로 (검은 강) 상류에 위치한다. 밀림이나 채소가 되지 않고 강물이나 고기가 살지 않는다. 폭염과 섭도, 독충과 벌레, 독사, 말라리아 모기에는 천국이나 사람에게는 녹색 지옥이라 불리는 곳, 여기 김철기 허운석 선교사 부부가 1991년 서울 신촌교회의 파송을 받아 자신의 생명을 돌볼 틈도 없이 건강을 해치면서 사역하고 있다. 처음 6개월간 노방전도로 얻은 교인과 10년간 단간방에서 주일 예배를 모이다가 현대식 교회당 건물을 짓고 신학교를 세워 강을 따라 밀림 22개 마을 중 6마을에서 온 신학생들 50명이 공부하고 있다. 배움의 열정과 깊은 영성에서 나오는 이들의 찬양과 기도가 매우 뜨겁다. 내가 2주간 동안 강의와 설교를 하면 선교사가 통역하는데 그렇게 유창하고 신속하게 통역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선교사가 처음 12년 동안 스피드보트로 강을 따라 주변 마을 의료 사역을 하다가 뉴저지 한 교회의 후원으로 유람선같이 생긴 배를 구입, 의료선으로 개조하여 의사가 올 때마다 운행하고 있었다. 내 강의가 끝나는 때 내가 미리 주선한 두 의사가 도착하여 의료선 사역을 하게 되다. 브라질 정부 보건성에서 강 길을 아는 의료선 조종사, 간호사, 치과의사, 영양사 등 8명과 스피드보트를 제공 후원하였다. 정부가 할 일을 외국 선교사가 하고 있지만 그들이 마땅히 할 일이라는 것이다. 신학교 학생 중에 전도와 봉사 활동할 사람들을 포함하여 총 21명이 승선하여 8일동안 배에서 숙식하며 강을 따라 11개 마을을 방문하고 400명 정도를 진료하다. 배가 정박하면 공무원 간호사가 먼저 내려 마을 대표를 만나 공회당에 사람들을 모으고 팀을 나누어 진료한다. 의사 간호사 통역으로 두 팀, 치과 의사팀, 영양사는 아이들의 체중을 점검하여 기록부를 보며 미달자인 경우 정부가 준비해 간 양식을 나누어준다. 전도팀 기도팀 미용팀도 함께 사역을 한다.

하루는 선교사 의사 간호사와 내가 함께 스피드보트로 어느 마을에 가다. 오직 한 집, 모녀가 살고 있다. 선교사는 처음 가는 곳이나 그들은 선교사를 알고 있다. 내가 깜짝 놀란 것은 한 집을 위하여 찾아간 것만 아니라 간호사가 그들의 건강 기록부를 가지고 외면 당하기 쉬운 원주민 인디오 한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의 건강을 정부차원에서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씀하시며 소외되고 병든 자를 찾아 사역하고 생명을 부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여기 인디오 마을들에서 정부를 통해 실천되고 있는 것을 보다. 내가 목사로서 선교사로서 평생 일을 한다지만 과연 한 생명을 이렇게 귀하게 다루고 있나 자문하며 부끄러움을 느끼다. 미국은 원주민 인디언들을 집단촌에 모아 살게 하면서 여기만큼 대우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부끄럽다. 예수의 마음으로 한 생명을 정말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게 하소서 기도하며 돌아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