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마일을 앞에 두고

1281

김주용 목사/시카고기쁨의 교회 담임

 

오래된 한국 대중가요 가운데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 가사는 이렇다. “저기 보이는 노란찻집 오늘은 그녈 세번째 만나는 날. 마음은 그곳을 달려가고 있지만 가슴이 떨려오네. 새로 산 구두가 어색해 자꾸 쇼윈도에 날 비쳐봐도 멀쓱한 내 모습이 더 못마땅한 그녀를 만나는 곳 백미터전! 장미꽃 한송이를 안겨줄까 무슨말을 어떻게 할까? 머리속에 가득한 그녀 모습이 조금씩 내게 다가오는 것 같아 하늘에 구름이 솜사탕이 아닐까 어디 한번 뛰어올라 볼까 오늘은 그녀에게 고백을 해야지 용기를 내야지!”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100m를 가는 중간에 자기 모습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일 수 있는지 쇼윈도에 비춰 보기도 하고, 만나면 가장 먼저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기도 하며, 지나가는 길에 꽃가게가 있으며 무슨 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릴지 생각하면서 가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앞둔 1마일은 온통 그 사람에 대한 생각만을 하면서 가는 것이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기쁘게 해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그에게 향해 가는 것은 설렘과 행복한 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주일날 성전을 향하는 길이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100m 전 어떻게 하면 그에게 잘 보일까만 생각하면서 가는 것처럼 우리도 성전을 향해 가는 길 가운데 주님만을 생각하면서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오늘 내가 입은 옷이 혹시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옷일까? 성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해야 기뻐하실까?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순간, 예배에 가장 어울리는 꽃은 무엇일까? 이런 저런 질문을 하면서 성전을 향해 갈 때, 우리는 전적으로 하나님만 생각하며 주님께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한동안 교회를 향해 가는 길 속에서 ‘성령님이 오늘은 어떻게 임하실까?’ ‘가장 먼저 무슨 인사를 드리며 기도를 할까?’ ‘하나님의 음성을 어떻게 하면 들을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오직 하나님만을 생각하며 갔었다. 그러나 이제는 발걸음으로 주님께 나아가는 길 가운데 오직 예수만을 생각하면서 가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인생길이 그렇게 되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각자의 남은 인생의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때가 마지막 걸음인지 모르는 만큼, 더욱 매순간 하나님만을 생각하며 남은 인생길을 걸어야 한다.

‘주님을 만나는 곳 1마일 전’이라는 마음이 매일 매순간 우리의 삶 속에 있다면, 우리는 따로 성경공부를 하거나 특별히 세미나와 집회를 참석할 필요가 없다. 오늘의 삶이 혹시 하나님께 가는 마지막 1마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천국의 삶을 경험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뻐하는 순간은 모든 경주를 마치고 건네받은 음료수의 시원한 첫 모금이라고 한다. 모든 갈증을 단번에 날려 보내는 시원한 음료수의 한 모금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 사람은 뛰고 또 뛰는 것이다. 오로지 마지막 결승점에 가면 그 한 모음의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해 결승점까지 뛰는 것이다. 단 1마일이라도 무엇인가에 대한 간절함과 열정을 품고 걸어왔다면, 그 길은 그 자체가 축복이고 기쁨이 되는 것이다. 신앙은 그런 길이 되어야 한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 이상으로 그것을 갈망하며 뛰어왔던 1마일에 기대와 설렘! 그런 신앙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