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칼럼] 2018년 서울머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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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덕(Ph.D./Registered Investment Adviser)

 

한국의 한 경제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서울머니쇼’는 아시아 최대 재테크 박람회라고 소개합니다. 광고 내용에는 “재테크 고수, 부동산 투자비법, 고수익 부동산, 시장전망, 실전투자, 금융 전망, 투자전략”이라는 단어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의 안목을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언어도 필요합니다. ‘재테크 나침판, 명품 투자 전문가, 국내외 최고 재테크 전문가’ 등입니다. 서울머니쇼에 참석한 후 투자하면 ‘고소득 투자자’가 될 것 같은 마음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투자 고수 혹은 전문가’는 없습니다. 만일 있다고 가정해도 진짜 ‘투자 고수’를 만나기가 어렵고 혹은 만날 기회가 있다고 해도 ‘투자비법’을 말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주식시장(Random Walk Down Wall Street)”이란 책이 45년 전 출판되었습니다. 책의 저자는 프린스턴대학의 버튼 멕키엘(Burton Malkiel) 교수입니다. 책의 요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식전문가가 주식을 선별하는 것이나 원숭이가 주식 선별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 투자자는 펀드전문가가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보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추천하는 것입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도 유언장에 기부하고 남는 돈(상속)의” 90%는 뱅가드 인덱스 펀드(S&P500)에 나머지 10%는 채권(Short-Term Bond)에 투자”하라고 명시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통계에 의하면 인덱스 펀드가 주식 전문가가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와 비교해서 85% 이상 수익률이 더 높을 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확률은 지난 1, 5, 10, 그리고 15년 평균도 같은 결과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1817)는 약 200년이 됩니다. 오랜 역사는 많은 자료와 통계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주식시장 역사(1986, 코스닥은 1996)는 길게 잡아야 30년입니다. 미국의 주식시장 인덱스처럼 어떤 기준점이 되기에는 짧은 역사입니다. 동전을 100번을 던지면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50%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10번만 던지면 앞면이 나올 확률이 80 혹은 90%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가지고 동전을 던지면 앞면이 나온다고 말할 수 없듯이 짧은 기간의 통계로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성숙하지 못한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판이 됩니다. 투기판에서는 어떤 종목을 어느 시점에 사고파는 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에서의 장기투자는 6개월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성숙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누군가가 우연히 재수가 좋아서 대박이 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특별한 경우이지 일반적이 일은 아닙니다. 주식 단기 투자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하지만,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주식투자를 도박처럼 베팅합니다. 머니쇼에서 특강을 하는 대부분은 증권회사와 은행, 보험회사, 등입니다. 미래를 예측한 주식선별과 전략을 알려주겠다는 것인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에서 화폐통화를 직접 조절하며 주식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버냉키(Fed chairman Ben Bernanke)는 고별사에서 “과거로부터 배운 여러 가지 중에서 으뜸인 것은 미래를 예측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If the experience of the past few years teaches us anything, it is that we should be cautious in our forecasts.)라고 말했습니다.” 주식시장을 예측했을 때 맞아 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머니쇼에 참여하는 투자업체는 신문사에 참가비를 냅니다. 신문사는 투자업체로부터 돈을 벌고 투자업체는 일반 투자자로부터 돈을 법니다. 제대로 된 투자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과연 객관적이고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한 투자 조언과 도움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자못 의심스럽습니다.(www.BFkorean.com/248-974-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