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1세기 퇴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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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

 

20세기에 한국에서는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이 큰 미덕 중에 한가지 였습니다. 우수한 대학을 졸업해서 든든한 직장에 취직을 하면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서는 가족을 부양하며 사는데 커다란 어려움이 없었던 시대 였습니다. 이렇게 20-30년을 한 직장에서 안정된 생활을 꾸린후에 퇴직를 할때에는 거금의 퇴직금이 노후 생활을 보장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한국의 퇴직금과 비슷한 제도를 연금 (Pension)이라고 부릅니다. 한 직장에 오래 근무를 하고 은퇴를 하고 나면 은퇴하기전에 받았던 월급의 일정 부분만큼을 퇴직한 직원이 사망을 할 때 까지 지급을 하는 제도 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의 Pension은 상당히 두둑해서 25년 이상을 병원이나 GM등과 같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셨다면 Pension으로부터 매월 $3,000-$4,000씩 그리고 Social Security Benefit으로 $2,000-$3,000씩을 받게 됨으로 은퇴후의 수입이나 은퇴전의 수입이 큰 차이가 없는 경우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와서 이러한 모습은 점점 자취를 감추어 갑니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도 없어져서 한 직장에서 비슷한 월급을 받으며 오랫동안 근무하는 사람은 오히려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반대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회사가 종업원을 고용하게 되면 흔히 책정된 월급이 회사가 부담하는 것의 전부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휴가, 은퇴연금 Matching, 실업보험등과 같은 추가 비용을 합쳐보면 종업원 월급의 120%-130% 가 실질 고용 비용이 됩니다. 이에 더하여 과거와 같이 퇴직한 직원들에게도 Pension이라는 명목으로 계속 월급을 주게 되면 회사는 경제적인 부담이 한 층 더 가중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게다가 요즘과 같이 평균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시대에는 퇴직한뒤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이 20년에서 30년씩이나 되기때문에 연금으로 인해 회사나 지방 자치단체가 파산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살고있는 일리노이주는 미국의 50개주 뉴멕시코주 다음으로 재정 문제가 심각한 주인데 주정부 기관이나 공공기업에서 근무한뒤 퇴직한 직원들에게 지급해야할 연금 적자가 약 $130 Billion Dollar에 달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 두드러 지는데 퇴직한 공무원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Pension의 37%까지만 지급할 능력이 일리노이 주에게 있고 나머지는 모두 빚을 얻어서 지급해야 되는 상황 입니다.

회사와 공공기관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단순히 오래 근무했다는 이유로 노후를 책임져 주는 퇴직금이나 Pension제도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대신 401k, IRA와 같이 본인 스스로가 노후를 대비해 준비를 해야하는 제도가 그 역할을 대신 합니다. 직장이나 기관들은 무조건 돈을 주기보다 종업원이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위하여 저축을 하면 일정 부분을 회사의 이익금에서 더해 주거나 세금 감면 혜택등을 제공함으로 저축을 장려합니다. 즉 21세기 자신의 노후 대책은 더이상 제 3자의 몫이 아닌 나의 몫이 된 것 입니다. 과거에 비해 퇴직후의 노후 생활 준비가 팍팍해 진 것은 사실 이지만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한다는 경각심을 일찍 깨닫아서 실천에 옮기다면 아직도 훌륭한 퇴직금을 마련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금 늦은 감이 있는 현제 40살이 A라는 사람이 연간 $80,000의 수입이 있고 이중 6%을 자신의 401k에 저축을 하고 회사는 월급의 3%까지 더해 준다고 가정을 하면 다음과 같은 계산이 나옵니다.

$4,800 (월급으로 부터) + $2,400 (회사로 부터) = $7,200 매년 401k로 저축.

이렇게 이분의 적정 은퇴연령인 67세 까지 꾸준히 저축을 하고 연간 약 7%의 수익률을 기록한다면 이분은 67세에 퇴직할때 약 $570,000정도의 은퇴자금을 마련 할 수 있습니다. 이 $570,000의 돈중에 본인의 부담한 돈은 연간 월급에서 저축한 $129,600 ($4,800 x 27 years = $129,600) 이 전부입니다. $129,600을 월금에서 떼어서 저축을하고  회사에서 더해주는 돈과 투자이익을 더하였더니 상당히 든든한 퇴직금이 형성 되는 것 입니다.

근무하는 직장에서 종업원의 노후까지 책임져 주는 호시절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퇴직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점을 빨리 인지하셔서 행복한 노년을 설계하시기 바랍니다.(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