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Palm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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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어디에서 구해왔는지 종려주일을 기념하여 군종병이 가져온 한 다발의 올리브 잎사귀를 예배에 참석한 병사들에게 나눠주면서 멀리 이국땅에서 팜썬데이를 기념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라크의 바그다드엔 어디를 가나 예상치 못하게 올리브 나무가 거리마다 많이 서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천년전 유대땅에서 사람들이 환호하며 외쳤을 “호산나!”를 우리도 예배중에 함께 기쁨으로 외쳤습니다. 평화의 왕, 승리의 주로 예루살렘 도성안엔 입성하는 예수님에게는 환영하는 군중들과는 다르게 그것을 몹시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예루살렘 성전을 통해 부와 권력을 누려왔던 당시 종교 지도자들였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찾은 예수님이 가장 먼저 행한 일은 그곳에서 장사하며, 돈을 바꿔 주며, 사람들에게 비둘기 팔며, 돈벌이하는 모든 장사꾼들을 채찍으로 쫓아내며 그들의 상을 뒤엎어 버리는 성전청결 사건이었습니다. 성전에서 제사장직을 맡으며 권력과 이권을 챙겨온 사두개인들은 이로인해 예수를 향한 분노와 적대감을 드러내었습니다.  율법을 가르치며 랍비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려왔던 서기관들과 바리세인들도 예수를 따르는 수많은 군중을 보며 예수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온갖 도전을 감행합니다. 이같이 타락한 지도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권고는 단호하고 강력한 것이 었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의 돈을 갈취하며 성전을 마치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린 이들을 향해, 내 집은 “만인을 위한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선언하셨습니다. 또한 율법을 가르쳤으나 경건의 삶을 잃어버린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행해서는 하늘의 “화가 있을 진저”라며 하나님의 진노를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분노속에 이같은 지도자들을  “뱀들” 과 “독사의 새XX!”이라는 무섭게 호통을 치셨던 것입니다. (마 23:33)

당시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에게 전해주신 권고의 말씀들은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와 같이 오늘도 우리를 교훈해 줍니다.  예수님이 전하시고자 하셨던 말씀은 “사랑과 섬김”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말씀였습니다. 안탑깝게도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보인 신앙의 태도는 “모세의 자리”에 앉아 세상을 정죄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마23:2)  가난한 이들의 영혼의 어깨에 엄청난 율법의 의무감만 안겨주고, 자신들은 손가락 하나 움직임없이 위선의 옷을 입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슴(Heart)이 없는 가르침은 영혼에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세의 자리에 높이 앉아 세상을 정죄하는 이들의 눈에선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삶의 태도는 누군가에게 선생이 되려고하지 말고, 아버지라 부름받으려 하지도 말고, 언제든 지도자인 척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참 선생은 하나요, 참 아버지도 한 분이요, 참 지도자도 한 분이신 하나님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안에 다 형제요 자매라는 자세를 가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서열을 따지지 말고, 배운 것을 따지지 말고, 나이 가지고 위세하지 말고, 경험가지고 잘난척 하지 말라는 말씀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게 자기를 속이는 위선이 된다고 경고하신 것입니다. 위선이란 마치 속은 썩어가고 있는 데, 겉만 번지르르 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위선앞에 진노가 임하리라 경고하십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마23:27)

이 천년 전 예루살렘성에 나귀를 타고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환영하며 어린아이들과 같이 기뻐해야할 우리가 오늘 우리의 마음이 더욱 무거워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우리 교회안에 찾아오셔서 주님은 우리를 보며 무엇이라 말씀하실까하는 두려움때문입니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평화의 왕이 오시는 길목에 펼쳐놓았던 이들처럼, 언제라도 주님을 겸손과 진심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분노가 교회의 사유화와 기업화가 팽배해가는 현실에 어떤 채찍을 들으실까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성에 입성하듯, 오늘 우리의 교회에도 주님은 언제라도 찾아오실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호산나!”를 외치는 어린아이들의 외침을 들으며, 우리 영혼속 깊이 “주여, 이제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다급한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성전에서 장사꾼들의 상을 뒤엎듯 우리 삶의 교만과 위선도 뒤엎어지는 내 속에서부터 먼저 성전청결의 역사가 일어나는 종려주일을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