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으로 주목받는 mRNA 기술, 어떤 부분이 강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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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신호를 받아 항체(갈색)를 형성하는 B세포(녹색)<호주 월터 & 엘리자 홀 의학 연구소>

항체 ‘훈련 교관’ 격인 헬퍼 T세포, 최장 6개월 강하게 반응
기억 B세포의 ‘오래가는 항체’ 지원→ 방어 효과 연장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돌파 감염’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적어도 위중증과 사망을 막는 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들어선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방어하는 데 어느 정도 효능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백신 개발에 mRNA 기술을 쓴 건 이들 두 회사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mRNA 백신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90% 이상의 감염증 차단 효능을 보였다.

이는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코로나19 백신에 적용하는 긴급 승인 기준(50%)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mRNA 백신이 가진 특유의 면역 반응 유도 메커니즘이 밝혀져 주목된다.

mRNA 백신은 항체 효능을 강하게 만드는 헬퍼 T세포를 지속해서 강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RNA 백신은 또 면역 기억의 발달을 촉진하는 작용도 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의 필립 머드 응급의학 조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2일(현지 시각) 저널 ‘셀(Cell)’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번 연구엔 화이자의 mRNA 백신이 사용됐다.

mRNA 백신을 맞으면 강한 면역 반응이 끊이지 않고 장기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견인차 역할을 하는 건 여포성 헬퍼 T세포(follicular helper T cell)였다.

여포성 헬퍼 T세포는 접종 후 6개월까지 지속해서 효능이 좋은 중화 항체의 생성을 보조했다.

여포성 헬퍼 T세포의 이런 작용이 오래갈수록 더 좋은 효능의 항체가 생성되고, 좋은 면역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커진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mRNA 백신을 접종해서 돌연변이가 거의 없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만 생성돼도 다수의 여포성 헬퍼 T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헬퍼 T세포 반응은, 돌연변이가 심한 오미크론 변이에 적용했을 때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머드 교수는 “여포성 헬퍼 T세포의 반응이 계속 이어지는 걸 확인했다”라면서 “그중 일부는 돌연변이가 거의 없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에도 반응했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여포성 헬퍼 T세포가 약해졌을 땐 오래가는 항체를 생성하는 형질세포와 ‘기억 B세포(memory B cell)’가 나서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가는 걸 막았다.

물론 mRNA 백신을 써도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의 돌파 감염을 완전히 막지 못했다.

그러나 위중증과 사망을 막는 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생성되는 항체는 처음부터 효능이 좋은 게 아니다.

강력한 항체를 만들어내려면 B세포가 림프절의 ‘배중심'(胚中心ㆍgerminal center) 훈련을 거쳐야 한다.

여포성 헬퍼 T세포는 여기서 훈련 교관 역할을 하는 백혈구다.

공동 교신저자를 맡은 같은 대학의 알리 엘레베디 면역학 부교수는 지난 6월,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하면 4개월 후에도 림프절의 배중심이 유지되고 여기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식별 능력을 갖춘 다량의 면역세포가 배출된다고 저널 ‘네이처’ 논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번 후속 연구에선 여포성 헬퍼 T세포가, 강력한 기능의 배중심이 형성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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