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V자’ 반등 갈수록 힘들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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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한 가게에 점포정리로 인한 폐업 세일 광고가 부착돼 있다.[연합]

“이달부터 실업률 증가할 것” 우려
실업수당 연장 등 추가 여부에 달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V자’ 반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나스닥 등 주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실물경제는 회복이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달부터 다시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경제는 회복세에 접어든 것일까, 아니면 다시 하락으로 전환할까.

▲바닥난 정부지원금에 실업률 증가세 우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달과 8월 다시 일자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정부로부터 상환면제대출을 받은 많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이 바닥나고 있으며, 대기업들 역시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급여 삭감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매크로 스트래지스트인 짐 오설리반은 “숫자가 다시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회복세의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졌던 실업률 감소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3분의 1밖에 안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고용이 정말로 충분히 회복세에 접어든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WP는 5~6월에 회복한 일자리 수는 750만개로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면서도,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대표이자 경제학자인 줄리아 코로나도도 2월에 일하던 이들의 약 20%가 실직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커머스 등 경제구조 재편도 고용에 악영향
코로나19가 미국 경제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사와 호텔, 식당, 전통적인 소매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이커머스와 기술산업에서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쇠퇴하는 산업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이커머스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그렇게 단기간에 일어나기는 어렵다. 알리안츠의 최고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이 시기가 30여개 주에서 경제 재개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전략적인 무언가가 작동하고 있다”며 “완전한 경제 회복으로 돌아가는데 점점 더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미국 기업의 증가 부문을 ‘적당한 규모’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별개로 이커머스 등 경제구조가 변화하는 것도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늘어나는 실업률에 소비도 줄어
고용 및 지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제 회복 속도는 확실히 둔화됐다. 지난 2주 동안 현재 일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이들도 각각 140만명이나 증가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실업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소비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시 에드거튼 이코노미스트가 3,000만건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이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뿐 아니라 모든 주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소비 감소는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WP는 실업률이 지난 3월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20%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인 것으로 보였던 정리해고가 보다 영구적인 것으로 굳어지고 있는데다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6주 연속 100만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약 3,300만명의 미국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코로나도 대표는 “기업은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보수적이고 신중해야 하며, 사업의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피하려고 했던 일반적인 불황의 역학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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