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도 그룹,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파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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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산림 벌채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그린피스/BBC>

한상 승은호 회장이 경영
BBC “팜유 생산하면서 의도적 방화 훼손” 보도

인도네시아의 한상 기업가 승은호(79) 회장이 이끄는 한인 대기업인 코린도 그룹이 인도네시아령 파푸아 섬에서 야자수를 경작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의도적으로 훼손했다는 이유로 그린 기업(지속가능 기업)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승은호 회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목재와 제지·화학·물류·금융·미디어 등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으나 열대우림 파괴자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BBC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팜유를 생산하는 코린도 그룹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인증기관인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의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FSC 인증은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 제품을 상징한다.

앞서 BBC는 지난해 포렌식 데이터와 현지 주민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열대우림 파괴, 토착민 권리 침해 등 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린도 그룹의 팜유 개발 실태를 보도했다. BBC는 위성사진 등 포렌식 데이터 분석 결과 코린도의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장 중 한 곳인 PT. 동인 프라바와에서 발생한 화재가 고의적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 직후 FSC는 더는 코린도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오는 10월부터 코린도의 회원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코린도그룹은 파푸아에서도 가장 큰 면적의 팜 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코린도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고 6만 헥타아르 규모의 광대한 팜유 플랜테이션을 개간했는데, 이는 서울의 크기와 맞먹는 면적이다.

BBC에 따르면 코린도와 같은 팜유 기업은 팜나무를 심기 위해 삼림을 개간하는데 불을 지르는 화전 방식은 대기오염과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불법이다.

그러나 코린도 측은 파푸아 열대우림에 고의로 불을 내지 않았고 그 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코린도 그룹의 승은호(78) 회장은 수백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한국에서 지난 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탈세범죄 전담인 형사13부(서정민 부장검사)는 승 회장을 6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6월25일 밝혔다.

승 회장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 여러 곳을 통해 회사 주식을 거래하며 양도소득세 236억원을 포탈하고, 해외이자 소득이나 근로 소득, 국내 배당소득 등 종합소득세 340억5,000만원 가량도 포탈한 혐의, 그리고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아들들에게 해외법인 설립 자본금을 증여하는 식으로 증여세 49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7년여 전인 2014년 4월 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그가 이미 해외에 나간 뒤여서 기소중지 상태로 사건은 보류돼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승 회장이 귀국하면서 조사가 재개돼 기소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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