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간 낭비했다”···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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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중앙) 대통령이 9일 공화당 상원 정책 오찬에 참석하기위해 이동하는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 협상 30분만에 결렬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 세울 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풀기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30여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의 회동을 “시간 낭비”라고 맹비판하면서 협상이 막다른 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예산을 별도로 마련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커졌으나 이렇게 되면 민주당의 소송으로 국경 장벽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는 회동이 종료된 직후 트위터에올린 글에서“완전히 시간 낭비였다”고 성토했다. 그는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이 포함된 국경 보안을 승인할 것인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면서 “나는 바이 바이(bye-bye)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슈머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대통령은 탁자를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면 우리는 논의할 것이 더 이상 없다’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우리의 그의 분노 발작을 다시 봤다”고 험악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측 참석자들은 ‘대통령은 탁자를 치지도,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고 부인하며 협상 태도를 놓고도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협상 결렬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멕시코와의 국경지역 방문을 위해 텍사스주로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에 “만약 셧다운이 계속된다면 다보스포럼(22~25일) 회의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싶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비상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대통령이 국방부 예산을 비상사태에 끌어쓸 수 있다. 연방정부 문을 열되 국방부 예산에서 국경 장벽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즉각 소송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이날 트럼프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가진 오찬 회동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며 민주당과의 타협을 통해 셧다운을 끝낼 것을 설득했으나, 트럼는 타협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셧다운 사태는 이날 19일째로 접어들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번 주말 역대 최장 기록(21일)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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