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카고은퇴목사들이 창립한 ‘은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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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파적 믿음의 공동체

 

“야곱의 집이여 이스라엘 집에 남은 모든 자여 내게 들을지어다 배에서 태어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어서 남으로부터 내게 업힌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 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이사야 46장3-4절)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백발을 휘날리며 힘차게 달려 나아가는 교회가 있다. 바로 은목교회다. 2005년 3월 27일, 시카고지역 은퇴목사들이 글렌뷰 소재 한인제일장로교회(담임목사 서삼선)를 예배처소로 두고 시카고 은목교회 창립예배를 가졌다. 담임목사가 없는 공동목회형태의 초교파적 공동체로서 시카고일원 은퇴목사들이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은퇴목사를 비롯해 장로, 권사, 집사 등 평신도들도 매주일 예배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 교회로서의 의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은 은목교회 운영위원(대표위원 황민배 목사, 선교위원장 박상진 목사, 친교봉사위원장 강인덕 목사, 교육위원장 서승환 장로)들을 만나 은목교회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은목교회 운영위원 황민배 목사, 서승환 장로, 강인덕 목사, 박상진 목사.(왼쪽부터)

 

■올해로 창립 12주년

목회일선에서 은퇴한 목사, 사모들이 친목을 넘어 시카고지역 후배 목회자들과 한인교회들을 위해 기도하는 은목교회는 특정한 교단에 속해 있지 않으며, 교리나 신학에 메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믿음의 공동체다. 누구든지 신앙생활에 부담없이 자유롭게 참여 할 수 있도록 사명을 감당한지 12년이 흘렀다.

창립멤버인 강인덕 목사는 “은퇴를 했더라도 목사로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죽는 날까지 지켜야 할 사명으로 은퇴 후 해야 할 일들이 있어 은목교회가 설립됐다. 처음엔 은퇴 목사님들이 모여 시작됐지만 매주 기도하고 예배드리다가 신학생, 평신도 중에 교회에 안나가는 성도들을 보고 함께 어울려 마음을 다해 사랑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도와주며 함께 예배드리는 공동체가 됐다. 노년의 길 위에서 우리 삶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증인이 되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선 우리가 본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은목교회 멤버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창립때부터 지금까지 제일장로교회를 예배처소로 두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도와주고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 대표 황민배 목사는 “ 은목교회 멤버 대부분이 신학 교육을 받고 한평생 교회를 섬기시던 목사님들이라 매주 돌아가며 폭넓고 깊이있는 말씀을 전해주시고 한달에 한번 시카고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하시는 훌륭한 목사님 및 교회를 초청해 함께 말씀을 나누고 함께 예배드리는 외부교회 초청주일로 섬기고 있다. 교회를 다니거나 다녔거나 다니지 않거나 모두에게 항상 열려있는 교회”라고 소개했다.

은목교회는 매년 부활주일이 있는 마지막 주일을 창립주일로 기념한다. 사진은 11회 창립기념주일 예배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담임목사가 없습니다

은목교회엔 담임목사가 없다. 하지만 실행위원회 각 부서를 포함해 총 18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대표위원 황민배)가 은목교회를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올해 은목교회 운영위원회는 올해 중요행사 계획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는 예배(예배 위원회). 신앙교육을 통한 영적훈련(교육 위원회), 관계 회복을 위한 친교 봉사활동(친교봉사위원회), 지역 사회와 세계 복음화에 적극 참여(선교 위원회), 장학 사업을 통한 지도자 양성훈련(장학위원회), 교회창립 12주년기념행사(2017년4월23일)를 목표로 삼고 정진해나가고 있다.

황민배 목사는 “당회 중심이 아니라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다양한 계획을 함께 세워나가며 발전해나가는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예수님이 하신 제일 큰 사업이 치유다. 이민,직장생활 중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상처를 갖고있는 지친이들이 왔을 때 사랑으로 감싸고, 상처가 치유되고, 생명을 살리는 교회가 되야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빛으로 에너지 받듯이 우리 영혼과 심령에 에너지 받아 건강하게 우리의 본분을 지켜나가며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교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11회 은목교회 장학금 수여식 후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후배양성 위한 장학사업

방송선교, 외지(중국, 북한, 미얀마, 네팔, 남미)선교, 은목교회 소속원들의 선교 지원을 하는 등의 선교사역을 펼치며 전도와 선교에 정진하며 하나님께 큰 기쁨과 영광이 되고 있다. 또한 은목교회가 핵심사역으로 실행하고 있는 사역중 하나는 바로 목회자 후배양성을 위한 장학사업이다. 은목교회 설립된 해부터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총 31명에게 3만1천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강인덕 목사는 “정말 어려운 상황 가운데 목회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들에게 적지만 도움이 되고자 장학사업이 시작됐다. 교회 지도자 양성을 위해 시카고지역 신학대학에서 목회학 과정을 전공해 목회사역을 담당하고자하는 분들을 선발기준으로 삼고 있다. 장학금만 단순히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장학금 수여예배를 드려 은목교회 멤버들 뿐만아니라 많은분들이 참석해 함께 축복해주고 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데 그부분이 학생들에게도 큰 은혜가 되는 것 같다”며 “장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힘을 얻었다, 힘들 때 상담 할 수 있어 용기가 됐다, 기도해주어 감사하다며 졸업 후에도 연락해오면 이 모든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지만 은목교회 멤버들에게도 상당한 기쁨이 되고 감사한 마음이다. 장학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세 신앙교육에 투자해야

시카고지역 200여개의 한인교회 중 한국어권과 영어권 예배가 공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 지붕 아래에서 소통의 단절로 시름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박상진 목사는 “어린이들이 유치원에가면 선생님이 있어야 무언가 배우는데 아이들이 교회 주일학교에 선생님이 없으니 받을 것도 없다. 실제로 어린이들은 부모님이 예배를 보고 있는 동안 주일학교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교회 출석만하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어 놀이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며 “어릴 때부터 오래 교회를 다녔어도 탄탄한 신앙교육의 기회를 못 받아 대학 갈쯤에 타주로 나가게 되면 90%가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 2세 신앙교육의 앞날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들은 우리들의 전도가 무엇이고 교육이 무엇인지 진실되게 하나님 앞에 생각하지 않고 단지 보이는 숫자에 휩쓸린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것이다. 한인 사역자를 구하기 힘들다면 미국 사역자라도 초청해서 가르치는데에 쉬지 말고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민배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간의 세대차이로인한 부작용들을 어떻게 소화하고 모든 세대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갖고 있다. 이 과정 중 한인교회들이 2세들을 위한 교육 투자보다 자체 운영에 집중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교회 운영 예산편성시 주일학교 예산이라는 것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교육에 대한 투자야말로 다음세대의 신앙을 위해 중요한 부분으로 충실한 교육담당 지도자를 세우고, 좋은 2세 신앙교육 프로그램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인덕 목사는 “2세 교육에 재원, 예산문제로 예산도 잘 세워야하고 교육에 대한 상당한 연구와 투자를 해야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들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다. 교회내 1세와 2세의 관계는 이미 1970년대부터 계속되고 있는 문제다. 교회들은 교육 사역자를 세우고, 가르치는 자의 자질을 중요시해야한다. 또한 신앙교육은 교회에서만 하는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매일 시작돼야한다. 교회에서는 경건하고 집에서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학생들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에는 갈등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 우선 가정에서 본을 보이고 매일 신앙생활을 이어져야한다”고 전했다.

 

■끝까지 섬기는 완숙함을 향해

강인덕 목사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지만 은퇴한 목사들이 중심이 된 교회로서 시카고지역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에게 본이 되어지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교회가 되고 싶다. 서로 먼저 섬기는 섬김의 교회, 진정한 사귐이 있는 하나된 교회의 모습으로써 은퇴해서 그것이 끝이나 완성이 아니라 영적으로 온전함을 위하고, 성숙함에서 완숙함을 향해 하나님의 형상과 주님의 성품을 닮기위한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승환 장로는 “그동안의 삶을 돌이켜보면 일거수 일투족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던적이 없다. 주님 안에서 풍족하고 기쁨으로 삶을 이끌어 주셨음에 감사하다. 일평생 살면서 교회에서 파란만장한 스토리 다 있는 이들이 모인 교회다. 방황하고 헤매는 이들에게 천국을 향한 뚜렷한 길을 보여준 교회다. 예수님 제자가 단 12명이었던 것처럼 많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넘치게 주고싶어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믿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박상진 목사는 “언제나 모두를 환영하는 은목교회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갖고 함께 신앙생활하며 주님의 참사랑을 경험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황민배 목사는 “돈 보다 더 좋고, 필요한 것이 이미 있는 교회다. 많은 인원이 아니고 많은 예산이 없는 작은 교회일지라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은혜가 넘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께 울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교회. 모든 상처를 치유해 주시던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써 믿음을 행함으로 이루도록 더욱 노력 할 것이다. 언제든지 은목교회를 방문하거나, 연락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다”고 전했다.<홍다은 기자>

 

■은목교회 주소: 900 N. Milwaukee Ave., Glenview(한인제일장로교회)

■예배시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30분

■연락처: 847-674-6819, 312-770-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