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경제에 오랜기간 저금리 필요” 공식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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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

2%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이어
장기 저금리 기조에 다시 쐐기
“서비스업 중심 경기회복 더뎌
고용개선 지금부터 어려워질 것
코로나, 경제 불평등 문제 키워
부채 걱정보다 재정부터 풀어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은 낮은 금리가 오랫동안 필요할 것 같다며 수년간 저금리를 지속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통해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기로 한 데 이어 연준 수장이 저금리 의지를 다시 한 번 직접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5일 미 경제방송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낮은 금리가 미국 경제에 오랜 기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수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회복속도를 알 수 없을 것 같다”며 “연준은 우리 경제에 필요로 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책을 섣불리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방침에 시장이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질 것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재차 언급함으로써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10.2%에서 8.4%로 떨어진 8월 고용보고서를 두고 “좋은 보고서”라면서도 “여기서부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서비스업 분야는 경기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4월 미국에서는 2,2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5월부터 8월까지 약 절반 정도만 회복했다. 지금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15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상태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수년 동안 더 많은 정부 지출과 낮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라며 “연준은 경제가 필요로 하는 한 지원을 계속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했지만 필요에 따라 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BC는 “파월 의장이 저금리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지만 추가 조치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로 양극화가 더 심각해졌다며 이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저축 자금이 부족한 저임금 근로자들은 장기실업에 매우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직자들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파월 의장은 주장했다. 그는 “아무 잘못 없이 (피해를 본)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큰 힘을 사용하는 것은 부유한 국가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사람들이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살던 집에서 쫓겨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수년 동안 연방정부의 차입금 증가 위험에 대해 경고해왔지만 지금은 공공부채를 걱정하기보다 재정을 우선 풀어야 한다고 했다.

저금리가 주식 시장의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상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저금리와 금융불안 사이의 연결고리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긴밀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자산 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에 반응하기보다는 저금리를 통한 실업난 해소와 경기부양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마스크 착용이 국가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면 어마어마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보건·사회적 조치가 경제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뉴욕=김영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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