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글] 경기회복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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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이점봉

최근 백신이 널리 퍼지면서 한인사회의 경기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어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로서리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성장했던 비즈니스 중 하나다.

그런데 타주에서 진출한 식품업소 중에는 로칼 미디어를 우습게 보고 광고를 줄 생각도 안하는가 하면 광고를 내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광고비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결국 광고 중단이라는 철퇴를 맞기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식품업소들이 물건을 떼다가 한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 외상으로 주지는 않을 것이다. 현금을 챙긴다는 얘기다. 광고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거나 광고비를 수 개월씩 밀리는 동안에도 광고매체의 직원들은 아마 현금을 내고 시장을 보고 있을 것이다. 시카고 한인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시카고가 아닌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이 현상 하나를 보더라도 시카고의 경제가 왜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위축되고 있는지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한인업소들과 교회들이 매년 달력(Calendar)을 오더한다.  뉴욕이나 LA에서 구입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물론 ‘외할미의 떡도 커야(싸야) 사먹는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이런 예산 집행은 시카고 한인 경제를 살리기보다는 타 도시의 경제를 돕는 일이 될 것이다.

시카고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데 씌여야 할 돈의 흐름이 타주로 흘러가듯 어리숙한 시카고 한인사회를 보고 잔돈푼을 긁어가려는 타주에 본부를 둔 업체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타주 자본으로 이곳에서 재미를 보는 은행이나 제과점, 요식업소 등을 보자. 이들은 로컬 광고매체에 광고를 할 생각도 안한다. 월급과 임대료 지급 외에는 시카고에 환원하는 것은 거의 없다. 윈(Win) 윈(Win) 시츄에이션이 아닌 것이다.

타지에서 와 여기서 장사해  돈을 벌어가려는 부류와 정식 면허를 갖추지도 않고서 사기치며 돈을 벌어가려는 부류 그리고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만들어 준다는 허위광고 등으로 어리숙한 한인들을 유혹하기까지 하는 이곳을 과연 누가 지켜 줄 것인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러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다. 이런 와중에 시카고 한인사회는 바로 서지 못한 채 위축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새로운 한인회의 수장이 없어 노구의 전직 회장단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단체 중에는 한국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챙겨 행사와 이벤트를 벌이는 곳이 있다. 혼자만 잘 살면 될까?  보조금을 받아 홍보비라도 쓰면 다행이겠다.

앞으로 시카고 한인 경제가 더 이상 위축되지 않게끔  시카고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제2의 고향, 이곳을 지켜갔으면 한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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