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 강타 미국인 1억명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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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혹한이 미 전역 곳곳을 덮친 가운데 18일 뉴욕에서 한 주민이 폭설 속 도로를 걷고 있다.[로이터]

텍사스부터 북동부
우박·토네이도까지
대규모 정전 대란도
‘북극 온난화’ 영향

남가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미 전역이 최악의 한파로 얼어붙은 가운데 텍사스주 등 남부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몰고 온 겨울폭풍이 북동부와 대서양 중부 지역도 엄습해 이례적 혹한 비상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CNN 등에 따르면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주 등지에 폭설과 대규모 정전사태를 불러왔던 이번 북극 한파는 동쪽으로 이동,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주 등 북동부 해안 지역을 강타, 매사추세츠주에서부터 남부에 이르기까지 1억 명 이상이 혹독한 겨울폭풍의 영향권에서 덜덜 떨고 있다.

■폭설에 토네이도까지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18일 현재 워싱턴 DC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눈과 진눈깨비, 얼어붙은 비가 내렸고 뉴욕에는 6∼8인치의 눈이 내렸다.조지아주 남부와 플로리다주에는 이날 오후까지, 앨라배마주 남동부에는 오전까지 토네이도 주의보도 발령됐다. 조지아와 플로리다의 경우 탤러해시, 파나마시티, 올버니, 발도스타 등지의 주민 150만 명 이상이 토네이도와 큰 우박, 시속 70마일의 돌풍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텍사스에서 동북부 지역까지 영향을 끼친 겨울 한파를 초래한 폭풍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또 지난 17일부터 미 전역에서 3,000편 이상의 항공기들이 결항되는 등 교통 마비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발도 묶여,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18일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하는 미시간주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DC의 폭설과 결빙 등으로 인해 19일로 연기됐다.

■이례적 한파 왜

올 겨울 닥친 이례적인 겨울폭풍과 혹한 속에 이달 중순까지 미국 본토의 73%가 눈으로 덮이고 2003년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눈이 내렸다. 오리건과 워싱턴 등 북서부 해안 주들, 그리고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 등에도 폭설이 내렸다. 텍사스주에는 이례적으로 폭풍경보가 발효됐고 콜로라도주 유마, 캔자스주 노턴, 오클라호마시티, 텍사스주 휴스턴, 아칸소주 리틀록 등에서는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이같은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는 북극 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부터 강한 북극진동(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나타난 데 이어 지난달 초부터는 성층권 극 소용돌이(북반구 겨울철 성층권 극지역에서 북극을 감싸고 도는 강한 서풍대를 동반한 저기압 덩어리)가 평년에 비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지면서 북극 한파가 미 대륙 남부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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