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펙트] 여성 비하 성희롱과 거짓말 정치엔 끝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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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모 논설고문/사회학 박사(시카고)

 

타임지는 ‘금년의 인물’커버 스토리로 여성들의 권익운동 ‘MeToo’무브먼트를 선정했다. 남성우월주의 아래 여성들이 당하며 눌려 온 성희롱, 성학대를 “나도 당했다”며 피해자들이 나서는 2107년 후반기의 문화운동이 세계의 새 안건이 됐다. 여성 경시와 억압은 오늘만의 현상이나 특정 문화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양성으로 구분된 인류가 동물수준에서 진화를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있어온 문제다. 직장의 인권침해를 다루는 연방 균등고용위원회 (EEOC)에 지난 10년간 (2005-15) 8만 5천건의 성희롱 고발이 접수됐으나 고발 안 된 사건들은 부지기수다. 아직 여성을 가축 정도로 취급하는 회교권의 문화도 있다. 이 거센 바람이 연예, 언론, 대기업 등 제도적 기구들의 막강한 남성 권력자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민주당 알 프랑켄 상원의원을 비롯 2명의 하원의원이 성희롱 문제로 지난 주 사퇴했다.여성을 비하하며 17명의 여성을 희롱, 강간한 혐의로 규탄을 받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지만 버니 샌더스를 위시한 민주당 상원의원 3인이 트럼프도 성희롱 문제로 사임한 연방의원들의 뒤를 따르라고 지난 주 촉구했다.

직업규준이나 사회적 압력에 타의적으로 무너지는 인물들보다 스스로 죄책을 시인하고 물러서는 사람들이 양심 지수가 더 높다. 그러나 죄책감도 없이 여론의 질타에도 수치감도 없이 버티는 자들도 있다. 이런 부류 사람들은 우주를 지배하는 초인간적 원리가 있다는 사실과 인간 공동체가 유지되려면 누구나 지켜야 되는 공정한 원칙을 자기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하는 정신질환자들이다. 남의 질타를 견뎌낼 파워가 자기에게 있다는 인식 착오가 발단하는 쏘스의 첫째는 “내 잘못은 사람이 처벌하지 못하며 하나님만이 하신다”는 목사들과 이 말을 믿는 추종자들의 탈사회적 종교다. 감옥까지 다녀온 한국 대형교회의 목사들과 그를 본받은 미주 한인 목사들이 그들의 예다.  또 다른 쏘스는 “다수의 지지란 항상 정당하다”는 다수결의 민주주의다. 그 예로 알라바마 주 로이 모어 판사가 30대때의 성희롱-성추행을 부인하며 버티는 연방 상원 선거다. 여기에 성희롱과 거짓말의 명수 트럼프가 “다수가 뽑아 대통령이 된 감투를 내세워 합세했으니 그 귀추는 세계가 주목할만하다.

트럼프가 알라바마 상원 선거에 25마일 밖 플로리다 주에서 지원유세를 한 정치적 위장부터 우습지만 그보다도 그 동기가 더 문제다. 모어 판사의 성희롱 스캔들이 11월 초에 터졌을 때는 그의 출마 포기를 바라던 공화당 지도부의 태도가 이제는 “알라바마 주민이 결정할 문제다”로 바뀌었다. 사실에 근거한 정의나 원칙보다도 “다수의 의견이 정의”라는 억설을 알라바마 주민들이 11월 12일 결정한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로이 무어는 공화당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지한다”며 트럼프가 유세에 나섰다고 표방한다. 그 표면 이유가 진실이나 사회정의나 국민 전체의 이해보다 상원에서 공화당의 이득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 같다고 보면 또 속는다. 무어가 트럼프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보다도 알라바마의 이번 선거는 2018년 중간 선거에 미국 정치 판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실제는 2017년 11월 보궐선거에서 급진 민주당원 덕 존스의 상원 진출은 1년전 트럼프를 당선시킨 공화당 지지기반의 쇠퇴를 확증한다. 러시아 게잇이 대통령 아들과 사위의 목을 졸라오는 압박에다 상원에서 1석 차이로 과반선을 유지하면 민주당 하원의원 58명이 제출한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과 여론으로 번진다. 이번 선거는 무어가 당선되든 안 되든 공화당의 패배다.<논설고문/사회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