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빨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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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채택해 운영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로이터]

구글 등 주류업체 ‘재택·사무실 병행’ 속속 동참
일부 한인업종도 백신접종 확대속 준비 서둘러

백신 접종 여파로 재택근무는 종식을 고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재택근무에 들어갔던 기업들이 속속 사무실 근무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가 혼합된 소위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늘어나면서 과거 ‘출근=사무실’이란 공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 업계에도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이후 한인 업체들의 근무 형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제매체 CNBC는 구글이 이번 달부터 일부 제한된 인원에 한해 사무실 근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구글은 9월 이후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에게는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해 최대 1년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안을 갖고 있다고 했다.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더라도 재택근무 요구를 받아들여 혼합 형태의 근무 환경의 실험에 나서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오는 5월부터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있는 본사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는 사무실을 부분적으로 열고, 전체 인원의 10%를 출근시키며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한다.

우버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사무실 근무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인 업체들 사이에서도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 보험업계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강제 재택근무를 1년 유지하는 동안 고객 상담 및 관리를 위한 ‘에이전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실상 재택근무 시스템을 완비한 상황이다. 홍익종합보험 조셉 공 대표는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점차 사무실 근무 복귀를 늘려나가겠지만 재택근무의 효용성을 감안해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자율근무 형태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 여행업계도 여행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이번 달부터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이 직원과 가이드들이 모두 출근해 근무하는 형태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려는 방식에서 차이는 없다.

한국 지상사들도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내심 계획하고 있다. 한국 지상사들이 본국 근무 형태에 많은 영향을 받다 보니 코로나19 이후 100%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현재 주간 단위 또는 2주 단위로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어 이를 한번에 떨쳐 내기 어려운 현실론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백신 접종 상황과 대리점 영업 상황을 고려해 사무실 출근 비율을 늘려나갈 생각”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확인한 재택근무의 가능성을 고려해 혼합 근무 형태 채택을 위한 준비 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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