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대면수업 아시아계 복귀율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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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면수업이 재개된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마운트버논 커뮤니티 스쿨에서 지난 2일 그레고리 허칭스 교장이 학생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로이터]

워싱턴포스트 보도 “가족에 전염 우려 등 영향
증오범죄 증가 속 아시안 학생 표적 가능성도”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전국 상당수 주들에서 서서히 학교 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의 복귀율이 낮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코로나19 수치가 감소하면서 학교를 재개하고 원격 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지만 팬데믹 우려, 증오범죄 등 이유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캠퍼스로 복귀를 꺼리며 다른 인종과 불균형적으로 온라인 학습 선택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이런 아시아계 학생들 대면수업 기피 현상은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중국 식당 노동자에서부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지역 몽족 난민 가족 뿐만 아니라 뉴욕 퀸즈의 필리핀계 간호사, 워싱턴 교외 부유층 파키스탄 가정, 그리고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 아시아계 커뮤니티 등 가정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시에서 아시아계 학생은 전체 학생들의 18%를 차지하지만 아시아계 학생들의 대면수업 복귀율은 12%로 가장 낮았다. 테네시주 내쉬빌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학생 대면수업 선택은 50% 미만인 반면 백인 학생들은 3분의 2가 대면수업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에서도 백인 학생들의 3분의 2가 대면수업을 선택했지만 아시아, 흑인, 라틴계 학생들은 3분의 1에 그쳤다. 버지니아주의 한인 등 아시아계 밀집 지역인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들에서는 아시아계 가정의 30% 이상이 봄에 대면교육을 선택했는데, 이는 타인종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WP는 아시안 가정의 30%가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가구로 대면수업에 따른 노인층 가족에 코로나19 전염, 학교측 안전조치 불신, 인종증오 범죄 대상 등을 우려하는 반면, 일부는 가족의 건강 위협이 없는 온라인 학습에 만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 등으로 지칭한 이후 최근 미 전역에서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증오범죄 증가도 아시아계 가정에서 대면수업을 꺼리는 원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뉴욕 지하철에서 괴롭힘을 당한 뒤 자녀 대면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엄마의 사례, 집밖에 나가는게 두려울 경우 학습교재 자금을 지원하는 학교 사례를 들었다.

뉴욕시 증오 범죄 퇴치 전문가인 컬럼비아 대학교 리즈 오우양 교수는 “거리 곳곳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영어로 말해라, 너희나라로 돌아가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일부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집 밖으로 발을 내딛는 것 조차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아시아 지역사회가 빈곤, 언어장벽 및 자원부족 등 흑인 및 라틴계 학생들과 같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에서 아시안 5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에 처해 있으며 이는 인종 또는 민족 집단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에서 아시아계는 인구 비중상 6% 정도지만 의사의 18%, 간호사의 10%를 차지한다. 의료 종사자가 많다 보니 다른 인종에 비해 코로나19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더 크고, 이것이 자녀들의 학교 복귀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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