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 문의·항공권 예약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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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4일 격리’ 풀리자 여행욕구 분출, 절차 복잡·7월초 접수폭주 등 혼란 우려
“격리면제 신청 절차, 편의위해 간소화해야”

“얼마나 기다렸던가···”

드디어 다음달 1일부터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는 소식(본보 15일자 A1면 보도)에 그동안 억눌렸던 한국 방문 열기가 분출하고 있다.

한국에서 관련 보도가 나온 지난 13일부터 미주 한인사회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카톡방 등에서는 이번 조치 내용과 관련 정보 공유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타운 내 여행사들과 항공사에도 한국 방문 비행기표 문의가 폭주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 공항에서 입국시 백신접종 증명서만 보여주면 되는 방식이 아니라 사전에 재외공관을 통해 자가격리 면제 신청을 하고 허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면제 신청도 지금 당장이 아닌 오는 7월1일부터 받기 시작할 예정이어서, 7월 초가 되면 한인들의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커다란 혼잡과 혼선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인들 환영, 문의 폭주

13일과 14일 미주 한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보 게시판, 단체 카톡방마다 한국 항공권 예약가능여부 및 자가격리면제 신청자격 정보를 퍼나르고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 격리 면제 신청 접수를 받게 될 재외공관과의 통화 내용을 공유하기 바빴다.

뉴스를 접하자 마자 대한항공 모바일앱을 통해 한국 항공권을 구입했다는 제임스 강씨는 “6월30일부터 LA출발 대한항공 항공권은 좌석이 빠르게 차고 있고, 성수기 마일리지 적용이 끝난 7월 첫주 보너스 좌석은 매진이 임박한 것 같다”며 “한국 출발일에 맞게 영사관에서 자가격리면제 신청서 발급을 빨리 받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 접종 완료자 자가격리 면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3일 일요일부터 예약문의 전화를 받느라 목이 쉴 정도라는 태양 여행사의 최선희 사장은 “한국에서 나온 뉴스의 헤드라인만 접한 채 자가격리가 ‘해제’된 걸로 알고 항공권을 예약하려는 분들이 절반 이상이었다”며 “중요 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방문이라는 자가격리 면제 자격을 먼저 설명하면서 항공권 예약가능일자 및 가격 변동폭 등을 열심히 안내해야 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오는 7월5일부터 8월14일까지 중간 성수기인데도 티켓 가격에 상관 없이 예약율이 매우 높다. 200달러 가량 가격이 떨어지는 8월과 9월초 비수기까지 예약이 밀려들고 있으며 추석 전후에는 아주 싼 가격의 티켓들이 동이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번거로운 절차, 혼란 불 보듯

그러나 이번 발표와 함께 미국 등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 한인들의 한국 방문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동한 미뤄오던 한국 부모님 문병차 오는 7월2일 한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다는 LA 한인 김모씨는 “드디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으나, 면제 신청이 7월1일이 돼서야 시작되고 또 영사관에 신청서를 제출해 허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해 오히려 막막함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냥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를 제시하는 방식이 아닌 이미 시행되고 있는 자가격리 면제 신청 절차를 이용할 거면 한시가 급한 사람들을 위해 미리미리 신청을 받고 당장 시행해도 될텐데 굳이 7월1일이 되어서야 신청을 받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 아니냐”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방학을 맞아 자녀를 데리고 한국에 갈까 고려 중인데 백신접종 대상이 아닌 6세 이상 12세 미만 자녀는 자가격리 면제 대상이 아니라 부모 중 한 사람이 함께 격리를 해야 하니 올 여름도 힘들 것 같다는푸념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13일 낮 비행기편으로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한 한인은 공항에서 자가격리 면제 뉴스를 접하고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은 채 그냥 돌아왔다가 형제 방문이 격리 면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뒤늦게 접하고는 자가격리 면제 신청을 포기하고 다시 13일 밤 비행기에 탑승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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