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미셸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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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미셸 오바마' 벽화 앞에 발길을 멈춘 시카고 관광객들. 작은 사진은 벽화를 그린 심찬양씨.[페이스북]

시카고시내 3층 건물에 그래피티 등장

미셸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이 전통 한복을 갖춰 입은 모습의 벽화가 최근 시카고 다운타운 진입로 인근에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카고시 웨스트 타운 상가 밀집지역의 3층짜리 벽돌 건물 측면 외벽에 그려진 벽화 속 미셸 오바마는 커다란 보름달을 배경으로, 진회색 고름에 흰색 끝동이 달린 자주색 저고리와 은색 치마를 입고 있다. 이 벽화는 3년 전부터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한국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31)씨가 지난달 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제작했다. 벽화가 그려진 건물은 최근 주인이 바뀐 한식당이다.

‘그래피티 로열 도그’(Graffiti Royyal Dog)라는 별칭을 가진 심씨는 7월 27일 작업 완료 후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유명인들을 그리지 않으려 해왔다. 그 누구도 아니면서 모두인 인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내가 시카고에 그림을 그리러 간다고 하니, 많은 이들이 미셸 오바마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셸 오바마에 대해 잘 몰랐으나 그가 시카고시 남부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으로서 영부인에까지 오르며 모두에게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결국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심씨는 페이스북에 벽화를 보고 발길을 멈춰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올려두었다. 시카고 트리뷴은 6일 미셸 오바마가 ‘한국의 전통 드레스’를 입고 있는 벽화 사진과 함께 심씨가 오바마를 벽화 주인공 삼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심씨는 지난 2016년 미국 여행길에 올라, 무비자 체류 허용 기간(최대 90일)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을 돌며 ‘한복 입은 흑인 여성과 한글’을 소재로 한 그래피티로 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복합문화공간 ‘더 컨테이너 야드’에 그린 ‘꽃이 피었습니다’와 샌프란시스코 에그버트 애비뉴의 ‘너는 복이 될지라’ 등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시카고에서 미셸 오바마 벽화를 그리며 제작한 자가 인터뷰에서 “성격이 예민한 편이다. 그러나 이렇게 높이 올라와 혼자 그림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모든 불안을 잊을 수 있어 좋다”면서 무엇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이곳은 나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에 앞서 인디애나주 소타운 렌셀레어의 작은 건물 벽에 누빔 토시까지 갖춘 한복을 입은 여자 어린이 그림을 남긴 심씨는 다음 목적지를 인디애나 중부지역 라파예트 타운으로 알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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