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단골업종 세탁업 폐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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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에···세탁업계 실업률 47.5%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주력업종인 세탁업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10일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미국 실업률은 14.7%로 치솟았다. 하지만 연방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보면 세탁업 종사자의 실업률은 무려 47.5%에 달했다. 얼마나 많은 세탁업소가 폐업했는지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

애틀랜타 노스사이드 드라이브에서 ‘조이너스 드라이 클리너’ 세탁소를 운영하는 문 김 씨는 최근 폐업만은 피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운동까지 벌였다. 기부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서 3천달러 가까이 모았지만, 가게를 살리기엔 너무 부족하다. 김씨에 따르면 세탁소 매출은 70%나 줄었으며, 직원들은 일주일에 2, 3일만 출근한다. 그는 임대료를 내지 못해 건물주와 협의 중이며, 연방정부에 급여 보호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다. 김씨는 “그저 살아남으려 버티는 중”이라고 이 매체에 말했다.

또다른 세탁업자 제인 배씨는 최근 조지아주 알파레타에서 30년 동안 운영해온 ‘그레이스 드라이 클리너’의 문을 닫았다. 밀린 임대료와 청구서를 갚을 길이 없기 때문이었다. 10년 이상 배씨 세탁소에서 일해온 직원 몇 명이 마지막 영업일까지 함께 했다. 텅 빈 배씨의 세탁소에는 주인 없는 셔츠와 재킷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단골손님 몇 명이 고펀드미로 3천여달러를 모금했지만, 가게를 지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배씨는 “오랫동안 일했는데 빈손으로 나간다”며 “1년 동안 일거리가 없어 생계를 걱정했다. 이제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기간 세탁업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전미세탁협회 메리 스켈코 최고경영자(CEO)는 “(세탁)업종의 30%가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은 세탁업 쇠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외출이 금지되면서 교회, 파티, 결혼식 등이 줄었고,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양복과 정장 입을 일이 크게 줄었다. 세탁업은 그동안 미국 이민 한인들의 단골 업종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 미국 세탁업의 미래에 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경제연구업체 ‘IBIS월드’의 크리스토퍼 롬바르도 연구원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평상복을 입는 트렌드 탓에 세탁업계가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세탁소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미세탁협회 스켈코 CEO는 “올해 여름이면 세탁업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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