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다수 “아시안 증오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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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시민참여센터와 연구진이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일원 아시안 혐오 관련 한인사회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시민참여센터 NY·NJ 아시안증오범죄 한인사회 실태조사

코로나 기간 직·간접적으로 증오·차별 경험
장년층 소극대응·청년층 적극대처 연령별로 견해차

뉴욕·뉴저지 한인 상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아시안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인 장년층은 청년층에 비해 아시안 혐오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18일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가 발표한 ‘반아시아인 혐오와 한인사회: 뉴욕 대도시권 대책 마련을 위한 한인 공동체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응답자 대부분이 코로나19 기간동안 직·간접적으로 아시안 증오·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재외동포재단 지원을 바탕으로 김기선미·남윤주·이은정·정청세 박사 등이 연구진을 이뤄 뉴욕시와 인근 지역의 한인 26명(여성 11명, 남성 15명) 대상 심층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를 ▲노인 ▲자영업자 ▲청년 등으로 나눠 발표했다. 공통적으로 이들 집단 모두 아시안 혐오 및 증오, 차별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해 미국 내 반아시안 정서나 행위가 코로나19 사태 동안 사회 전반에 퍼져가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또 노년층과 청년층 모두 여성들의 경우 혐오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자영업자들은 아시안 혐오 범죄 표적이 될까봐 매장 문을 일찍 닫았던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아시안 혐오 원인에 대한 인식과 극복을 위한 대응 방식 등에 대해서는 연령이나 집단별로 견해 차이가 뚜렷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민 1세대격인 장년층은 대체로 대응에 소극적인 반면, 어린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란 청년층은 타 이사안 커뮤니티와 연대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
연구진은 “조사에 응한 한인 노년층 가운데 다수가 차별과 혐오 문제를 개인적 일탈로 보는 등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여기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오히려 한인도 인종차별을 한다거나 피해자에게 원인을 찾는 경우도 존재했다”며 “또 노인과 자영업자 응답자의 경우 한인의 주류사회 진출과 모범적 사회생활을 통해 한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거나, 한인들간 유대와 단결을 중요시하는 등 한인사회 내부에서 해결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이민 2세대인 청년 응답자는 아시안 혐오를 미국의 사회구조적인 인종차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컸다. 또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운동 참여 의지가 강하고 1세대와는 달리 다른 소수계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인 입장”이라며 “아울러 미국 학교에서 아시안아메리칸 역사 교육 도입을 요구하는 등 개선을 위한 실질적 움직임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면에 계속ㆍ서한서 기자>

이 같은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참여센터와 연구진은 ▲아시안아메리칸 역사 교육을 미국 초·중·고교 정규 교과과정에 도입 ▲한인사회 내 인종 차별·혐오 교육 강화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한 한인 시민단체 적극 대응 ▲소수 인종간 연대 강화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향후 대규모 통계 조사를 통한 미국 내 아시안 혐오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뉴욕 일원에서 아시안 혐오 문제에 대한 한인 대상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며 “아시안 혐오 문제와 관련해 세대간 인식 차이가 확인된 것은 의미가 크다. 또 아시안 혐오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만큼 한인을 넘어 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아시안 혐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향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한인사회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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