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냐 카드냐’ 뜨거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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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불거지며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소매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AP]

신용카드사 “오염된 돈으로 코로나 감염위험”
은행권 “감염위험 낮아” 현금 기피현상 우려

지폐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현금 결제를 기피하는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가 현금 기피 현상을 신용카드 사용 확산의 기회로 삼고 나서자 은행 등이 현금 사용 독려에 나서면서 때아닌 현금 사용과 신용카드 사용을 놓고 업계간 경쟁이 벌어진 모양새다.

12일 LA타임스는 지폐가 코로나19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우려를 놓고 금융업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를 요구하는 업소들이 늘어나면서 은행과 신용카드 업체 사이에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금 거절 사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유통되다가 유입된 달러화를 격리 조치한 데서 비롯됐다. 은행을 중심으로 현금 사용에 위험성이 극히 낮다는 성명 발표를 하라는 압력을 연준에 가하고 있지만 연준은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가이드라인을 의뢰한 상태로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은행권과 신용카드업체 사이에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은행권의 입장에서 보면 각종 공과금 수납을 처리하는 데 따른 수십억원의 이윤 창출 수입원이 현금 사용 기피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중소 규모의 은행들에게는 치명타에 가깝다. 현금 인출기 사용을 권장하면서 현금 사용에 따른 감염 위험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신용카드업계로서는 현금 기피 현상은 ‘현금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 부채금에 따른 이자 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업체들은 이번 지폐의 코로나19 전파 가능설이 신용카드 사용 확산의 전기를 마련해 줄 하나의 ‘방아쇠 역할’이 될 줄 것을 내심 바라는 눈치다. 신용카드업체들이 이런 기대감을 갖게 된 데는 미국인들의 ‘현금 사랑’이 경제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사용이 예전에 비해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현금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결제 수단 중 가장 애용되고 있다. 현금 결제 거부가 확산되면서 경제적 차별을 받는 층도 발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바로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이나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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