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4억달러 투자, 미국서 전기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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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 대규모 투자를 단행, 전기차도 생산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모델부터, ‘바이 아메리칸’ 선제 대응
UAM·로보틱스·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그린뉴딜’ 및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전략과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총 7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며, 현대차가 먼저 내년 중 전기차 현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 등이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아이오닉 5를 판매할 예정인 가운데 전기차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일주일 일정으로 LA를 방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둘러봤다. 당시 업계에서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장을 자제해 온 정 회장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점에 주목하며 전기차 현지 생산 등 미국 내 투자 확대 가능성을 점친 바 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바이 아메리칸’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 기관이 외국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허가를 받도록 해 연간 6,000억달러에 달하는 정부 조달을 자국 기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기관이 가진 44만대의 공용차량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향후 미국 시장 공략에 현지 전기차 생산 공장이 관건인 만큼 정 회장이 직접 나서 아이오닉 5 등의 전기차 현지 생산과 공장 증설 여부 등을 검토했으며 이를 토대로 현지 투자 규모와 범위 등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라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한국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연방 에너지부(DOE)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과 글로벌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기업들과도 적극 협력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수소충전 전문기업과 수소전기트럭 기반의 수소충전 인프라에 대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만과 내륙 물류기지 간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다. 또 대형 물류기업과 올 하반기부터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도 전개한다.

현대차는 미국 엔진, 발전기 분야 전문 기업인 커민스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을 위해 협업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사업 추진을 통해 미래 혁신 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현대차는 이르면 상반기에 워싱턴 DC에 UAM 사업을 전담할 현지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은 2023년 미국에서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선보인다. 앞서 작년 말에는 총 11억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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