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45대 미합중국 대통령 공식 취임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AP>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마침내 제45대 미합중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는 이날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취임식을 하고 세계 최강국 대통령으로서 4년의 여정을 시작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출신으로 공직과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 ‘트럼프 시대’의 역사적인 개막이다. 철저한 국익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구축돼온 전후 70년 세계 질서의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 140자’의 ‘위협’으로 거대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는 등 미증유의 마피아 보스식 국정운영의 파장은 지구촌을 강타할 전망이다.
기존 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한 ‘트럼프 시대’의 개막을 지구촌은 한껏 숨죽인 채 지켜봤다. 90만명의 관람 인파가 모인 가운데 취임식은 오전 11시30분(동부시간)부터 정식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 앞서 트위터에 “모든 게 오늘 시작된다!”며 “(대선 캠페인부터 해온) 변화는 계속된다. 그 과업은 시작된다!”고 썼다.
정오에 트럼프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한 데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제로 취임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청사진을 공개한 취임연설에서 대선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하면서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개편 등 트럼프식 세계 질서 구축 등 변화를 선언했다. 특히 그는 “오늘은 권력을 워싱턴에서 국민에게 이양하는 날”이라며 “오늘 여기서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1월20일은 국민이 다시 이 나라의 통치자가 된 날로 기억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에서 90분간 차량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는 이어 백악관에 입성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밤에는 워싱턴 시내에서 열리는 3곳의 공식 무도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새 정권의 출범을 알리는 통합과 축제의 무대가 돼야 할 취임식은 ‘분열적’ 대선전의 후유증 탓에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따른 ‘정통성 시비’가 일면서 흑인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존 루이스(민주, 조지아) 연방하원의원 등 의원 60여명이 취임식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수십만명의 ‘반 트럼프’ 시위자들이 워싱턴DC로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은 사실상 완전한 통제 상태가 됐다. 경찰과 주방위군 2만8천여명이 취임식 행사장 안팎을 지키고 있으며, 시 외곽에도 병력 7,800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저 수준인 37%의 지지율로 취임하는 것이나, 각료 인선은 마무리했지만,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각료 후보자 대부분이 인준을 받지 못한 것 등도 새 정권 출범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시대는 전후 질서가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나토 동맹 무용론을 제기하고 유럽연합(EU) 흔들기에 나선 데 이어, 적대국인 러시아를 끌어들여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고 유엔조차 ‘사교클럽’ 취급을 하는 등 전후 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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