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1-2017] 트럼프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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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Trump is sworn in as the 45th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by Chief Justice John Roberts as Melania Trump looks on during the 58th Presidential Inauguration at the U.S. Capitol in Washington, Friday, Jan. 20, 2017. (AP Photo/Matt Rourke)

 

20일 제45대 미합중국 대통령 공식 취임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AP>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마침내 제45대 미합중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는 이날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 취임식을 하고 세계 최강국 대통령으로서 4년의 여정을 시작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 출신으로 공직과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 ‘트럼프 시대’의 역사적인 개막이다. 철저한 국익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구축돼온 전후 70년 세계 질서의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 140자’의 ‘위협’으로 거대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는 등 미증유의 마피아 보스식 국정운영의 파장은 지구촌을 강타할 전망이다.

기존 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한 ‘트럼프 시대’의 개막을 지구촌은 한껏 숨죽인 채 지켜봤다. 90만명의 관람 인파가 모인 가운데 취임식은 오전 11시30분(동부시간)부터 정식으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 앞서 트위터에 “모든 게 오늘 시작된다!”며 “(대선 캠페인부터 해온) 변화는 계속된다. 그 과업은 시작된다!”고 썼다.

정오에 트럼프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선서한 데 이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제로 취임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청사진을 공개한 취임연설에서 대선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 중산층 복원을 약속하면서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개편 등 트럼프식 세계 질서 구축 등 변화를 선언했다. 특히 그는 “오늘은 권력을 워싱턴에서 국민에게 이양하는 날”이라며 “오늘 여기서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1월20일은 국민이 다시 이 나라의 통치자가 된 날로 기억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취임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에서 90분간 차량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는 이어 백악관에 입성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밤에는 워싱턴 시내에서 열리는 3곳의 공식 무도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새 정권의 출범을 알리는 통합과 축제의 무대가 돼야 할 취임식은 ‘분열적’ 대선전의 후유증 탓에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따른 ‘정통성 시비’가 일면서 흑인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존 루이스(민주, 조지아) 연방하원의원 등 의원 60여명이 취임식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수십만명의 ‘반 트럼프’ 시위자들이 워싱턴DC로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은 사실상 완전한 통제 상태가 됐다. 경찰과 주방위군 2만8천여명이 취임식 행사장 안팎을 지키고 있으며, 시 외곽에도 병력 7,800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저 수준인 37%의 지지율로 취임하는 것이나, 각료 인선은 마무리했지만,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등 각료 후보자 대부분이 인준을 받지 못한 것 등도 새 정권 출범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시대는 전후 질서가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나토 동맹 무용론을 제기하고 유럽연합(EU) 흔들기에 나선 데 이어, 적대국인 러시아를 끌어들여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고 유엔조차 ‘사교클럽’ 취급을 하는 등 전후 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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