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5-2017] “아들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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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총상, 중태에 빠진 미 육군 임수빈씨

시카고 한인 임동민-혜숙 부부의 간절한 기도

기자가 통화한 때 임동민-혜숙 부부는 오헤어공항에서 워싱턴 DC로 가는 항공편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들을 만나러 가는 여행. 셀폰 너머 이들 부부가 부탁을 했다.  “우리 아들, 아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동민-혜숙씨의 1남 1녀 중 장남 수빈(미국명 조나단 임/24세/사진)씨는 지금 워싱턴DC의  병원에 있다. 독일에서 이미 큰 수술을 받았고 24일 미국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수빈씨는 올 1월에만 해도 건장한 미국 육군으로 늠름하게 아프간 파병길에 올랐었다. 1993년 미국 출생의 수빈씨는 2015년 8월 3일 육군에 자원 입대해 올해 1월 23일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었다. 그는 파병2개월이 채 안된 지난 3월 19일 전장에서 작전수행 중 총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아버지 임동민씨는 “수빈이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19일 오후2시쯤 전해들었다”면서 “며칠동안 연락만 기다려야했기에 얼마나 초조하고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빈이가 독일로 옮겨져 파편조각을 제거하는데 심장 쪽에 박힌 것은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락과 함께   만약의 마지막을 위해 독일로 올 준비를 하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위험고비를 넘겼고 23일 밤 워싱턴 DC로 옮겨져 24일 새벽 수술을 받는다 연락받았어요. 전해주는 결과와 소식만 기다려야해 힘들었는데 수빈이를 직접 만나러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경과가 좋아지면 재활치료, 통원치료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젊고 건강하니까 빨리 회복될 거라고 이야기는 해 주는데….”.

어머니 임혜숙씨는 아들의 상태를 보다 소상하게 전하면서 시카고 한인사회의 기도를 부탁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등에 총을 맞아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다고 해요. 그 총탄은 콩팥을 통해 나오면서 파편이 몸 안에서 튀며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술을 두번 받고 당시에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부어 배를 꿰매지도 못한채 거즈로 배만 덮고 독일로 이송되어 한번 더 수술을 받았답니다. 이미 콩팥 하나는 드러내고, 수술을 4차례 받고 지금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부모로서 가슴이 미어지고 내 살이라고 떼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혜숙씨는 “지금(24일) 수빈이를 만나러 가는데 도착해야 더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고 그 힘으로 우리가 힘을 내고 있다. 부디 수빈이를 위해 기도 부탁드린다”고 심정을 전했다.

아버지 임동민씨에게는 걱정하지 말라던 아들의 말이 아직 귀에 쟁쟁하다. “평소에 자립심도 강하고 어른스러웠던 수빈이는 18세가 된 이후 대학을 다니는 동안 우리 가족이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으니 스스로 학비를 해결하고, 이왕 하는것 나라 봉사도 하고 싶다며 4년 현역으로 미군에 지원했습니다. 수빈이가 훈련받던 곳은 가장 훈련이 심했던 곳으로 퍼스트 컴뱃팀(First Combat Team)에 속해 아프가니스탄 들어가기 수개월 전부터 고된 훈련을 받았습니다.  당시에 부모로서 아프가니스탄 그랜벨부근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 듣고 걱정이 됐는데 그때 우리 아이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지금 이곳에서 사고로 죽는사람도 많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니 괜찮다고’ 당시에 우리를 거꾸로 안심을 시켰습니다.”

“독일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수술중, 회복실로 가는 순간까지 상황을 연락을 받았는데 수빈이가 22일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가던 중 잠깐 의식을 찾았을 때 손가락을 움직여 한인 정 목사님이 종이와 펜을 건네줬더니 그 종이에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쓰더랍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수빈이에게 전화기 너머로나마 ‘걱정하지 말라고 많은사람들이 기도하고 있고, 너는 이겨낼 수 있을거니까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엄마 아빠가 어디에 있든지 달려갈거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정 목사님은 통화 후 수빈이 얼굴이 밝아지고 눈물을 흘리더라고 전해줬습니다. 처음에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지만 우리 아이를 위해 기도 할 수 있고, 많은 분들이 기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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