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6-2017] “선교사를 침략자로 가르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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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정착 탈북자 김레위씨 인터뷰

북한의 기독교 탄압 실태 생생히 전해

“곱슬머리를 한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탈북과정에서 여러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많다보니 언제 머리채 잡힐지 몰라 머리를 짧게 깎았드랬지요. 지금은 생활도 펴지고 하니 머리도 좀 해야지 않겄어요.허허허.”

북한내에서 신분차별 속 자녀의 미래를 위해 2014년 초 탈북, 현재 시카고에 정착한  김레위<사진>씨. 북한을 탈출해 중국내 교회를 무작정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 후 탈북자를 돕는 선교단체와 연결되어 그 해 미국까지 오게된 그는 북한에서 ‘선교사들은 인간독종이다’ 들었던 것과 달리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느끼게되며 신앙이 차츰 쌓여갔다고 한다. 태국 수용소에 있을 당시에도 선교사와 함께 했던 성경공부시간을 떠올리며 매일 기도모임 갖고 신앙을 지켰다고 한다. 현재는 시카고에 잘 정착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며 매일 감사함으로 지내고 있다. 그는 탈북과정에서 여러번 발각되어 끌려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시카고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 모든것을 “하나님 은혜다”고 고백한다.

 

■ ‘선교사’를 ‘침략자’로 가르쳐

북한에서 선교사들에 대해 ‘교회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의 아들이 누룽지를 먹었다고 선교사들이 개를 이용해 아이를 죽게했다’,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들은 치료해준다하고 원인모르게 죽어나가는것을 간호사들이 목격했다. 생체실험 같은 것을 하는것이다’, ‘선교사들은 조선사람의 정신을 차지하기위해 교회, 학교, 병원을 세워놓고 사람들 의식을 마비시킨다’, ‘한국선교사들이 중국내에서 북한 젊은이들을 유괴해 성경가르치고 강제로 욕도 한다. 인간독종이다’등으로 이야기한다. 북한 내에서 기독교를 비하하는 TV 드라마를 제작해 꾸준히 방영하고 있다. 특히 역사책에서는 선교사들을 침략자이자 정탐꾼이라 서술한다. 그중 미국은 다른나라에 선교사를 가장 먼저 보낸 나라로 침략을 강행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 탄압받는 북한내 ‘기독교’

북한 내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문화, 종교는 사회 반대하는 행위라 가르치고 북한당국에서 부모들을 교육한다. 사회교육적형태로 볼때 특히 종교 중에 기독교를 가장 나쁘게 이야기하고 가장 심하게 다룬다. 1960년대부터 북한에서는 죄 없는 종교신자들을 잡아다가 외딴데에 그들끼리 있도록 고립시키기도 했다. 내 아버지도 천도교신자였기에 그 이유로 탈당당하고 평생 산골에서 감시받으며 살았고, 장모님이 중국에 다녀왔다가 갖고 온 물건중에 성경CD가 보위부에 발각되고 감옥에서 6개월간 조사 받았다. 그 이후 온 가족은 두려워 집도 팔고 숨어지냈다. 안전부에서 근무하는 친구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자기 신념을 굳건히 세우고 체제를 따르지 않으면 재판절차없이 보안부에서 뒤통수 쳐서 죽이는 작업을 했다고 들었을 정도로 탄압이 심했다. 북한 중앙정부에서 각 도별로 보위부에 있는 죄수들을 이동하라고 하면 그 죄수들 중 90%가 종교신자이거나 미신행위자들이라고 했다.

동유럽 공산권이 무너진 이유가 종교문제가 있다해서 북한의 종교탄압은  1990년대부터는 더욱 가혹해졌다. 북한에 예배당 건물 있지만 보여주기위해 있는 것이다. 외국 손님들이 오는 날이 아닌 이상 그 건물에 사람이 다니는 것을 아무도 볼 수 없다. 탈북 전에 기독교인 16명을 마을 한가운데 세워놓고 동네 사람들을 다 모아놓고 ‘탈북을 조장하고 성경을 유포 시켰다’며 총살 시킨것을 직접 보기도했다.

 

■ ‘사랑’이 최고이지요

기독교에서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험하고, 거친 시간들을 겪는 가운데 고통, 고난, 상처투성이의 탈북자들은 툭 치면 싸우자고 달려들기 쉽다. 이들에게 성경대로 ‘사랑’으로 대하니 변화하기 시작한 것을 많이 보게 됐다. 나도 그랬듯이 북한사람들에게 복음이 단번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며 대해준다면 마음이 열리고 복음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탈북했다고해서 자존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끔 돕는다 하고 자신의 높은 직책을 내세우며 떵떵거리고 탈북자들을 무시하는 분들을 본다. 진짜 북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면 성경대로 자신을 낮춰야 높힘받는다는 말씀으로 품어주길 바란다. 진심어린 사랑이 필요하다. 나 또한 예수님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선교사님들이 우리를 향해 전해준 사랑과 헌신을 보고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 생각하며 마음에 복음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 사역자로 세워져야 할 탈북자들

미국에와서 첫번째로 한국사람들을 만났을 때 최고로 반가웠고 두번째로 신문을 보다가 이북오도민회 소식을 접하고 또 반가웠다. 같은 땅에서 한민족이 만나고 서로를 위로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모른다. 현재 탈북해 모든 상황이 나아지고 먹고 살만하고 아무리 행복하고 즐거워도 이것은 절반짜리 행복이다. 북한에 여전히 친구, 친척,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북한사람이다보니 북한사람에게 마음이 쓰여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와있는 북한사람들을 잘 이끌어 선교사로 세우고,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 전하는데 쓰임받아야한다. 나 또한 현재 교회내에서 교역자로 봉사하며 교회 일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회의에도 참석하는데 매번 교회 시스템에 대해 많이 배운다. 훗날 북한이 열리고 여러 교회들이 세워질텐데 그 때를 대비해 하나님께서 준비시켜주시는 실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당국의 변화와 목숨걸고 신앙을 지키기위해 지하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교인들 등 예수님을 향한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 <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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