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2-2017] ‘태양’을 덮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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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펼쳐진 개기일식중 백미라 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링 모습. 켄터키주 홉킨스빌에서 AP통신 사진기자가 촬영했다.

99년만의 개기일식 미전역서 열광

 

21일 오후 1시17분 본보 글렌뷰 사옥에서 김중규 사진작가가 촬영한 개기일식 모습.

“달이 태양을 덮고 있다.”(Moon blots Sun)

미전역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99년만의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이 21일 오전 10시15분(서부시간) 태평양 연안 오리건주부터 시작됐다. 상주인구 6,200명의 시골 마을 마드리스에는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천체의 신비가 만들어낸 우주 쇼를 지켜봤다. CNN, ABC, NBC, CBS 등 주요 방송과 미항공우주국(NASA)은 생중계로 ‘세기의 일식’을 전했다.

AP통신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대륙의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진 개기일식이 96∼113㎞의 넓이로 미 대륙을 관통했다”며 “이번 개기일식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측된, 그리고 가장 많이 촬영된 천체 현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와이오밍주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한 천문학자 마이크 오리어리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앞으로도 보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서 주변에 어둠이 깔리자 관측 지역에 몰린 인파에서 잇달아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NASA의 알렉스 영은 “인간의 달 착륙과 비견될 만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일식은 오리건주 링컨시티부터 와이오밍주 캐스퍼, 일리노이주 카본데일, 테네시주 내슈빌을 지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까지 14개주를 관통하며 4,200㎞에 걸쳐 1시간 33분 동안 이어졌다. 일리노이주 남부 쇼니 국유림이 가장 오랜 시간인 2분44초 동안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개기일식이란 우주 공간의 궤도 선상에서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매달 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인 황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인 백도의 각도가 어긋나 있기 때문에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개기일식은 대부분 대양에서 관측되며 대륙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북미처럼 큰 대륙 전역을 관통하며 개기일식이 펼쳐지는 것은 수십년에 1번씩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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