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1-2016] ‘사람을 낚는 어부와 같은 성악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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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리릭오페라서 주역으로 미국무대 데뷔

 

10월1일 첫 공연 총 5회 공연 예정

“하나님 주신 선물 나누는 건 내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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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다운타운 밀레니엄팍에서 열린 리릭오페라단 공연에서 사무엘 윤 바리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리릭오페라>

 

시카고 리릭오페라의 10월 공연은 한인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살 만하다. 오페라 역사상 위대한 걸작 중 하나인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반지 사이클 4개의 악장극’ 중 첫 악장극인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이 10월1일부터 무대에 올려지는데 그 무대 중심에 한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한국명: 윤태현/사진)이 서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비중이 큰 알베리히역을 맡아 시카고 리릭오페라에서 미국 공식 데뷔 무대를 갖는다.

사무엘  윤은2022년까지 스케쥴이 가득 차 있는 세계 정상급 음악인이다. 리릭오페라가 그를  초청하기 까지 3년을 기다렸다. 그는 3500석을 갖춘 리릭오페라에서 올해 제1부‘라인의 황금’, 2018년 제3부‘지크프리트’, 2019년 제4부‘신들의 황혼’등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시카고 데뷔 공연을 위해 시카고에 체류하며 맹연습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제가 미국 시카고에 오게 된 것은 단지 더 큰 무대에서 나의 지경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지경을 넓히기 위해, 무대가 아닌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태신앙인으로 자라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성가대를 맡고, 중창단으로 활동하던 그는 그저 순수하게 노래가 좋아서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서울대 음대에 입학했다. “경복고(인문계)를 다니며 음악공부라고는 입시 전 3개월이 전부였기에 예고 출신 동기들 틈에서 적응도 잘 못하고, 뛰어남이나 존재감 없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졸업 후 이태리 밀라노로 유학을 갔지만 실패의 연속이었죠. 한국 IMF까지 겹쳐 경제적으로도 힘든 나날과 계속되는 콩쿠르 낙제 속에서 스스로에게 ‘과연 내가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힘든 나날 속에서 그의 마음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나의 재능(달란트)이 귀하게 쓰임 받아야 하는데, 나만을 위해 쓴다면 이 달란트는 절대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쳤다고 한다.

“마인드를 바꾸지 않고, 화려한 무대에서 박수를 받는 것을 꿈꾸며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았더라면 지금 시카고에도 있지 못했을 거예요. 그저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기도제목을 갖고 나보다 남을 위해 기도하며 조금씩 올바른 비전을 갖는 과정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주신 달란트가 사용 될 수 있도록 길을 천천히 조금씩 열어 주셨어요.”

성경 속에서 이름을 찾던 그는 매일 새벽 4시 ‘기도하는 사무엘의 손’ 그림 앞에서 가족과 이웃을 위해 중보기도 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사무엘’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그 동안 겪은 모든 순간들은 현재 무대 위에서 희로애락 감정을 표현하는데 풍성한 조건이 되고 있다는 그는 “그 때는 몰랐지만 힘들고, 지치고, 답이 안보여 막막했던 그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1년에 200명의 젊은 청년들을 만나 위로해 줄 수 있는 도구로 쓰임 받고 있다”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한인 음악학생들에게 무료로 레슨해주고, 상담과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

“음악적 달란트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을 만나 위로해주는 달란트도 받았어요. 그래서 시카고에 있는 동안에도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 위로해 주고 싶어요. 또한 시카고에 있는 동안 개교회를 찾아 다니며 찬양을 드리고 있는데, 그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음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태리 유학을 마치고 1999년부터 독일 쾰른오페라극장에 취직이 되어 현재는 17년 차로 종속연주자(평생단원)로 일하며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를 게스트로 초청하고 싶어하는 여러 극장들의 초청으로 그는 1년에 10개월 반은 세계 각국을 돈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공연하며 다니는 것은 가족들의 기도와 서포트가 없으면 힘든 일이다. 아내와 이제 대학에 들어가는 첫째, 13살 둘째에게 항상 미안하고 항상 고맙다”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만나는 한인 이민사회를 보고 느낀 것은 모두가 힘들다는 것이다. 해주고 싶은 말은 힘들 땐 나와 같은 한인 성악가가 왔으니 음악도 공유하고, 가족간의 사랑, 신앙 등을 부모와 자녀간에 많이 공유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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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태복음4:19)는 하나님 말씀처럼 ‘사람을 낚는 어부와 같은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그는 “주저하지 말고 교회, 자녀, 이민생활, 음악 등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가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카고에 머무르는 동안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연락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오페라단으로 인정받고 있어 매번 만원을 이루는 리릭오페라에서 공연을 펼치는 한인 사무엘 윤 바리톤은 10월 1일(오후6시), 5일(오후7시30분), 13일(오후7시30분), 16일(오후2시), 22일(오후7시30분) 등 총 5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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