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2017]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

2338
라스베가스 야외 컨서트장의 관중들이 갑자기 총소리가 나고 사람들이 쓰러지자 혼비백산하며 흩어지고 있다.<트리뷴>

라스베가스 공연장 ‘킬링필드’로…58명 사망, 515명 중경상

범인 패덕, 호텔 32층서 지상 2만2천여 군중에 난사후 자살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참사가 벌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늘면서 2일 오후 2시 현재 사망자는 58명, 부상자는 515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6월 49명이 숨진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보다 더 끔찍한 최악의 참극에 미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를 표한 뒤 ‘완전한 악의 행위’라며 “우리는 살인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언론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라스베가스 중심가인 스트립지역에서 1일 밤 10시8분쯤(서부시간) 총격범이 야외 콘서트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날 총격은 ‘루트 91 하베스트’라는 음악축제의 컨트리음악 공연이 끝나갈 무렵 발생했다. 범인은 콘서트장 건너편의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지상의 콘서트장을 향해 무차별 난사했고, 콘서트장에 있던 청중들이 표적이 됐다. 범인은 자동화기로 보이는 총기를 10~15분간 난사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콘서트장은 15에이커(약 6만㎡) 크기로 약 4만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정확한 관객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총격 당시 콘서트장에는 2만2천여명이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58명이 숨지고 515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도 적지 않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많은 인파가 집결한 상황에서 총탄이 위에서 빗발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직 연방수사국(FBI) 분석관 클린트 반 잔드트는 CNBC에 “‘킬링 필드’(killing field) 그 자체”라고 말했다. 콘서트를 관람하는 무방비 상태의 청중, 즉 ‘소프트타깃’을 겨냥하는 총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의 바탕클랑 공연장에서 인질극이 발생해 100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난 5월에도 영국 맨체스터의 콘서트장에서 폭탄 테러로 22명이 숨졌다.

경찰은 곧바로 사건이 발생한 라스베가스 스트립 지역을 폐쇄했고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을 파견했다. 총기 난사범은 네바다 거주민인 스티븐 패덕(64)으로 확인됐다. 애초 경찰과 대치하다가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경찰이 호텔 방에 들이닥치기 직전에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총기 난사범 패덕은 묵었던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10여 정의 총기도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패덕은 지난달 28일 호텔에 체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일 밤 범행을 위해 사흘을 묵은 치밀한 범행이었다. 패덕은 2013년부터 라스베가스 서버브 모스키트에 있는 은퇴자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마리루 댄리(62, 여)와 동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패덕의 자택을 수색하고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했으나, 범행 이유를 추정할 단서를 찾지는 못했다. 패덕은 몇년전 법원에서 한 차례 소환장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전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패덕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며 자신들이 배후라고 주장했으나, 수사당국은 “증거가 없다”며 이른바 ‘외로운 늑대'(lone wolf/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단독 범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