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2017] 오바마케어 폐지수순 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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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바마케어 규제 완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핵심 규제조항 완화 행정명령 서명

노인 ·환자 가입자만 남아 오바마케어 무력화 예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의 핵심 규제조항을 풀어버리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기 위한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연방기관들이 개인들과 중소기업들이 보다 쉽게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시행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연방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이었던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통과가 어렵게 되자 행정명령이라는 우회 경로를 통해 오바마케어 폐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우선 오바마케어에서는 금지됐던 주 경계를 넘어선 건강보험의 구매를 허용토록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나 개인 가입자들의 보험료 절감을 위해 공동구매 형태의 새로운 ‘단체 건강보험 플랜’(Association Health Plans)을 신설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 전국에서 커버받을 수 있는 새로운 보험 플랜은 기존 오바마케어 보다 보험 커버 범위를 줄이는 대신 보험료를 크게 낮춰 젊은 층의 가입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특히 단기 건강보험(STLDI)의 이용 가능 기간을 현행 3개월 미만에서 최대 12개월 미만으로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조항 역시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기 건강보험은 오바마케어의 10대 필수 커버나 기존 병력자 가입 거부 금지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도 돼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게 적용되고 있다.

이 밖에 행정명령에는 기업들이 직원 개인부담 의료비용이나 보험료를 지불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 상환계좌(HRA)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건강보험 선택폭을 늘리고, 보험상품들 간 경쟁을 촉진시켜 낮은 가격으로 큰 보험혜택을 누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오바마케어의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현행 오마마케어 보험상품에서 대거 저가의 보험으로 갈아타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기존 건강보험거래소에는 노인이나 환자들만 남게 돼 사실상 오바마 케어가 무력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오바마케어 가입자로 노인이나 환자만 남게 되면 보험료가 급등하게 되고 결국 보험 서비스를 중단하는 보험회사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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