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2016]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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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영화감독 꿈꾸는 고교생 김찬우군

첫 장편영화 ‘I am Xenox’ 제작, 12월 19일 시사회

 

cw-kim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영화감독이 꿈입니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났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생애 첫 장편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게 된  한인 고교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알링턴 하이츠 소재 존 호시 고교 11학년에 재학중인 김찬우(17, 사진)군이 그 주인공으로 김군은 오는 12월 19일 오후 7시 마운트 프로스펙트 소재 AMC 랜드허스트21(200 Randhurst Village Dr.) 극장에서 열리는 첫 장편영화 ‘I am Xenox’의 시사회를 앞두고 설레임에 잠을 설치고 있다.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김군은 생후 21개월때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장착 수술을 받았다. 왼쪽 귀는 전혀 안들리고 오른쪽 귀는 보청기를 달아야만 들리는 장애로 인해 그의 성장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의기소침하던 그에게 초등학교 5학년때 접한 카메라는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다.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재미있어 동영상을 만들기 시작했고  제작한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교우관계도 회복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김군은 “처음엔 친구들이 무시하고,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영상을 통해 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꾸준히 해왔다. 지금은 교내 방송반에서 광고, 영상제작 등을 전반적으로 맡고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등도 제작하고 있다. 작년에는 학교 풋볼팀 코치의 제안으로 4개월간 4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교내 강당에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상영회를 가졌는데 뿌듯했다. 특히 당시 티켓 판매수익금 850달러를 알링턴 하이츠 참전용사들께 기부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했다.

각본, 분장, 섭외, 연출, 촬영, 편집, 음향 등 모든 것을 혼자 해내는 그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야 하기에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은 힘들어도 행복하다’는 말을 믿기에 나는 영화를 만드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활짝 웃는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영화를 제작할 뿐 아니라 학과성적도 좋고 수영, 농구, 음악 등도 열심히 하는 만능재주꾼인 그의 꿈은 고교졸업 후 USC나 UCLA 영화학과에 진학해 훗날에 ‘인공와우를 단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다. 영화감독으로 성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찬우군은 “나처럼 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장애를 극복함으로써 모두에게 성공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군은 “시사회를 앞두고 있는 이번 영화는 내 이야기 그리고 10대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감정, 부모와의 갈등을 넘어 부모님의 참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가슴 따뜻해지는 스토리다. 또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요소들을 더해 재미까지 갖춘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상영관을 섭외하기 위해 AMC극장 매니저를 찾아가 나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등 2개월 동안 노력한 끝에 대관 허락을 받아냈다”면서 “얼마전 영화상영 스크린 테스트를 마쳤다. 극장에서 내 이름이 걸린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어서 감격스러웠다. 얼마나 기쁜지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이 기쁘고 행복했다. 친구이자 이번 영화 주인공인 앤드류 김 등 도와주고, 지원해주고, 기도해준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군은 “이번 시사회에는 220석이 마련됐고 무료로 입장 할 수 있다. 또한 이날 기금행사 등을 통해 생긴 수익금 전액은 나와 같이 청각장애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영화상영후에는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니 한인동포분들도 많이 참석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찬우군의 엄마 조인숙씨는 “어릴 적 찬우가 장애d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면서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 했었는데 어느 날 카메라를 사달라고 해서 사줬더니 영상을 만들고 반 친구들에게 DVD를 만들어 선물하면서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조금씩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고,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느끼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니 덩달아 기뻤다”고 말했다. 조씨는 “처음에는 영화감독이 꿈이라는 찬우를 보며 나중에는 바뀌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뿐만 아니라, 본인이 끝까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니 부모로서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믿고 적극 서포트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지금까지 한 그대로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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