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2015]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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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회장 인수대금 완납…6월부터 비상경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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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이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되찾으면서 ‘창업초심’을 2016년 경영방침으로 내놓았다. 창업 70주년이자 그룹재건 원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박 회장이 새 판을 어떻게 짤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장밋빛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금호산업 인수자금 7천228억원을 조달하면서 빌린 돈이 너무 많고, 투자자 명단이나 금리·거래 조건이 베일에 감춰져 있다. 인수자금 가운데 1천521억원은 박삼구<사진 좌> 회장과 장남 박세창<사진 우>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지분을 팔아 마련했고 효성, 코오롱, LG화학, SK에너지, 롯데케미칼,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이 앞다퉈 이 주식을 구입했다. 2천700억원은 CJ그룹과 효성 등이 금호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공동 인수자로 나서면서 마련하고 3천억원은 증권사, 제2금융권에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금이 많다 보니 금융비용과 투자자 수익을 어떻게 감당할지 유동성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백기사’로 참여하면서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되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전체 계열사로 확대될 수 있다. 지난 6월 메르스 발생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내년에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장 36명 철수 ▲예약·발권부서(CQ) 아웃소싱 ▲국내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객실승무원 운영 변화 ▲임원 임금삭감 및 차량 반납 ▲희망퇴직 ▲안식휴직 등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곧 최종안을 발표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설립한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고 나섰으나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금호산업이 신규수주 2조5천억원을 돌파하고 공공수주도 1조1천억원을 달성했다고는 하지만 공공수주는 수익률이 낮고 11월 미분양 주택이 54% 급증하는 등 내년 주택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

박 회장은 29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빌딩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양적성장보다는 안정이다. 무엇보다 계열사 실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금호타이어 인수는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동생 박찬구 회장과 갈등에 대해서는 “형인 내가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지난 9월 금호산업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도 “가족간 화합을 위해 더욱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내년 1월8일 용인인재개발원에 국내외 전 계열사 임원 150여명을 모아놓고 전략경영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새해 사업계획과 2015년 경영실적을 보고받는다.박 회장은 새로 짠 판을 내년 2월1일자 정기인사 및 국내외 조직 개편을 통해 외부로 알린다. 박 회장이 이날 금호산업 채권단에 경영권 지분 인수대금을 완납했지만 이미 지난 2013년 11월 금호산업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지금까지 그룹을 이끌어온 만큼 대폭의 물갈이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에도 시선이 모인다. 박세창 부사장은 올해 4월1일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나 채권단이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바람에 사흘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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