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불참·초보 유권자들, 이번엔 대거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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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노스 캐롤라이나주 더햄시내 사전투표소에 늘어선 대기자들.<로이터>

전체 사전투표자의 20% 1,600만명···젊은층·소수계 많아

대선을 4일 앞두고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가 7천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4년전 투표를 포기했거나 당시 투표권이 없던 ‘초보’ 유권자들이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대선 투표를 거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가 이번 대선 투표율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한편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8일 보도했다. 진보 성향 단체인 ‘넥스트젠 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유권자 1,600만명 이상이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가 운영하는 선거정보 제공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가 집계한 이날 오전 기준 사전투표 유권자는 7,106만여명이다. 따라서 전체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 중 20%가량이 4년전 대선 당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유권자인 셈이다.

넥스트젠 아메리카 분석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400만명 가량의 연령대가 18∼29세다. 같은 연령대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넥스트젠의 벤 베셀 이사는 “연중 그리고 투표 기간 젊은이들과 대화에서 확인한 중심적인 생각은 과거 어느 때보다 투표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4년전 투표를 건너뛰고 이번에 사전투표에 참여한 젊은 유권자 중에서는 민주당 유권자 비중이 공화당 유권자 비중을 웃돌았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에서는 4년전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18∼29세 유권자 35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이 가운데 민주당 당적 유권자는 절반 수준으로, 공화당 당적 유권자의 3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텍사스주에서는 2016년 대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200만 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곳에서는 유권자들이 당적을 신고하지 않아 당적별 투표자 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사전투표 참여자 중 히스패닉(43만명)과 아프리카계(14만명) 등 소수계 유권자가 적지 않았고 30세 미만의 젊은층 비중도 30%에 육박했다. 조지아주에서는 2016년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유권자 7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흑인이고, 30% 이상이 30세 미만 젊은 유권자다.

여론조사업체 ‘타깃 스마트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권리를 행사한 ‘초보 유권자’는 대략 470만명에 달한다. 이 중 민주당 당적 유권자는 공화당 당적 유권자보다 대략 50만명가량 많다. 또 초보 유권자의 40%가량은 30세 미만의 젊은층이다. 타깃 스마트의 탐 보니어 대표는 “대부분 지역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2016년 사전투표수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계층은 65세 이상의 흑인 등 유색인종 유권자층이다. 보니어 대표는 “2016년에 투표에 불참했던 수백만 명의 노인들이 이번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8개 경합주 사전투표에 참여한 대졸 이상 학력 노인들의 투표수가 2016년 대선의 해당 지역 대졸 이상 노인층 전체 투표 참여자 수를 웃돈다”고 말했다. 특히 텍사스주와 조지아주 등에서 흑인 노인층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통해 행사한 표는 4년 전 이 지역 대선 전체 흑인 노인 투표수를 웃돈다. 보니어 대표는 “2016년에는 투표를 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던 유권자들이 많은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번에 표를 던졌다. 이들의 성향은 민주당에 가깝다”고 전했다 다만,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 유권자의 사전투표율 역시 상승했는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기반이어서 민주당에는 경계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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