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8주년…역사를 바로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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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유공자 중서부지회 회원들.(왼쪽부터 전경아, 김예철, 황윤갑, 이원한, 이호식, 이용주씨)

6.25 참전유공자 중서부지회 회원들의 소회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68주년을 맞았다. 특히 올해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고 비핵화, 종전선언 등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한반도에 유례없는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6.25 68주년을 앞두고 6.25참전유공자 중서부지회 회원들을 만나 그들의 소회를 들어봤다.

■이호식(94): 나는 6.25 전쟁 당시 아버지가 하시던 운수사업을 물려받은 27살 젊은 청년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고 모든 것을 잃었다. 집과 재산이 모두 없어지고 심지어 내 고향 장단군도 파주군에 편입이 돼 고향도 잃었다. 벌써 68년의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대국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잘 사는 나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반도에 도사리고 있는 전쟁의 위협 때문에 조국이 공산화될까봐 걱정을 많이 한다.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말아야함과 동시에 공산주의 체제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 역사를 바로 알기 바란다.

■김예철(94): 매년 6월 25일만 되면 죽은 전우 생각도 나고 그 날의 기억이 생생히 떠올라 마음이 착잡하다. 나라를 위해서 내 목숨을 기꺼이 바쳐 싸우던 그 때를 한시도 잊지 않고 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야단들인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반도의 어떻게 변화될지 참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현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가 볼때 진보세력에서 장악하고 있고, 이북과는 가까운 처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황윤갑(88): 세상이 너무나 달라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착잡하다. 젊은이들이 6.25 전쟁에 관심을 갖는다면 지금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할텐데 그걸 모르니까 참 안타깝다. 우리는 전쟁 당시 총알받이로 전쟁터에 나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미주 동포들은 미국 국적을 가지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모국은 한국이기 때문에 반드시 역사를 바르게 알고 교육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는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처지지만 정신은 멀쩡히 살아있어서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언제나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이원한(87): 지금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 하루속히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살고 있으나 나는 이미 너무 늙어서 보고 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전 당시 19살이던 나는 나라에 전쟁의 위기가 닥쳐 참전했다. 94년에 시카고로 이민을 오기 전까지 매년 6월만 되면 친구들과 국군묘지에 가곤 했다. 예전에는 보릿고개가 있을 만큼 배고팠고 잘 살아야겠다는 각오도 있었으나 지금은 너무 잘 살기 때문인지 무관심한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 한국, 북한, 미국 등 전세계가 서로 화합해가면서 뜻을 같이 하게 되길 바란다.<신경은·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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