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 문화산책] 하나님전 상서(上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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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웅(문학평론가)

의로운 자의 편에 서시기를 항상 즐겨하시는 공의의 하나님, 일찍이 하박국이 “악인들이 득세하고 의인들이 곤욕을 당하는, 정의가 짓밟힌 세상이 되었다.”고 당신께 눈물로써 항의하였던 그 애절한 호소를 기억하시 옵니까. 어찌하여 오늘날에도 당신의 뜻대로 살고자 애쓰는 선량한 목자는 일반적으로 빈곤에 시달리며 그늘에 가려 빈약한 교회나마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수모를 받아야하며, 반대로 희생이나 봉사 정신은 눈곱만큼도 없이 휴가날짜나 안식년이나 따지며 챙기는 약삭빠른 목회자는 오히려 화려한 예배당에서 기름진 음식으로 포식을 하며 연약한 심령들 위에 군림을 하는 것이 옵니까. 신앙의 세계에도 세속적인 ‘그레셤 법칙’이, ‘마키아벨리즘’이 적용되는 것이 옵니까.

하나님의 눈으로 보시기에는 성직자나 일자무식의 잡역부나 똑같이 귀중한 당신의 자식들이겠거늘, 성직자랍시고 당신의 사랑을 독점한, 무슨 특혜 조치나 받은 줄로 아는 망상에 사로잡히어 잔뜩 목에 힘주어 누구에게나 반말로 지껄여대며 으레 대접만을 받으려 드는 참으로 눈꼴사나운 목화자도 이곳엔 수두룩하나이다. 이러한 위인들일수록 양떼들은 굶주려도 목자는 살쪄야만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헌금으로 교인들을 착취하는 예수 시대에 로마의 권력에 아첨하며 동족의 피를 빤 세리 같은 자들이옵니다. 강대상 위에서는 점잖고 거룩한 표정을 지어 가지고서 당신의 ‘말씀’이 ‘빵’보다는 중요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면서도 사실은 금전이 이 세상에서는 만능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는 배금주의자들로서 출석 교인 중 의사(M.D.)의 숫자를 가지고서 목회의 성공도를 가늠하려드는 아주 몹쓸 속물들이 옵니다.

애초에 판을 벌려 놓고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쫓아 눈 하나 깜짝 않고 도중에 떠나버리는 요런 얌체스런 당신의 종도 있나이다. 이런 인간일수록 미국 시민권을 가보인양 교묘히 감춰 두었다가 위태로우면 제일 먼저 줄행랑을 칠 철면피임을 당신은 아시나이다.

그런가하면 가뜩이나 이민 생활로 피로한 교인들을 신앙이라는 금사슬로 붙잡아 매두고서 일주일 내내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계속 피곤하게 만드는 사디즘적 목회자도 있나이다. 원래 안식일은 편히 쉬라고 주신 거룩한 날이 온데, 교회 건물이다, 수양관이다 하고 양떼들을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고 냅다 몰아댐으로써, 그리하여 당신을 믿는 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고달픈 함정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함으로써 소자를 실족케 하오니 이는 정녕 연자맷돌을 목에 달고서 물속에 던져질 중죄로소이다.

그러하오나 결국 악에서도 선을 창출해 내시는 하나님, 이 죄인의 더러운 입술을 지져 주시 옵고 이제껏 지절댄 잘못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당신의 예정하신 깊은 섭리 속에서 우리의 머리털까지도 이미 세인 바 되었아오니, 시험을 당할 때일수록 낙망에 빠질 것이 아니오라 실은 역경이 축복으로, 좌절이 희망으로 뒤바뀌는 은총의 계기임을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죄인의 중언부언을 이만 줄이 옵 나이다, 아멘.<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