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라며 소셜번호 요구 ‘신종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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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돈세탁과 연루돼 있다며 소셜번호를 요구하는 신종 사기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연방마약단속국 요원들 모습.

“마약범죄 연루” 겁주며, 정확한 소셜번호 빼내

위장 세금보고 등 이용, 주로 시니어들이 타겟

#최모(65)씨는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당황했던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전화 속 목소리는 연방마약단속국(DEA) 요원이라며 텍사스주 엘파소에 위치한 2곳의 마약제조공장을 급습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소셜번호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DEA 요원 뱃지 번호와 사건 번호를 알려주며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돈세탁 관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확한 소셜번호를 확인해 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최씨는 순간 전화 사기임을 직감하고 전화를 끊었다. 최씨는 “마약과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소셜번호를 알려달라는 말에 의심이 가면서 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 밀수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국경 장벽을 세우려는 시류에 편승해 소셜번호와 관련된 신종 전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USA투데이에 따르면, 마약과 돈세탁과 관련이 있다며 DEA 요원을 사칭해 소셜번호를 빼내는 신종 전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연방국세청(IRS)를 사칭하는 사례는 적지 않았으나 이제는 마약단속국까지 사칭하는 대담함이 이번 신종사기 수법의 특징이다. 어떤 경우에는 걸려온 전화번호가 사회보장국(SSA)의 전화번호인 800-772-1213도 사용하고 있어 자칫 사기 전화에 당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신종 전화 사기범들이 노리는 것은 소셜번호. 빼낸 소셜번호를 가지고 위장 세금보고를 하거나 신용카드 계좌를 만들어 갈취하는데 이용된다. 전화 사기의 대상은 주로 나이 많은 연장자들이지만 실제로는 나이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범행 대상에게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신종 전화 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소셜번호와 관련된 전화 사기 피해자는 2017년의 경우 총 3,200명으로 21만달러의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 2018년에는 3만5천명으로 10배 이상 피해자수가 급증했으며 피해금액도 1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같은 지역 번호로 전화를 해 마치 이웃이나 친지처럼 위장하는 등 전화 사기 수법은 나날이 지능화되고 진화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소셜번호나 은행 계좌와 같은 개인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회보장국 역시 개인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요구한 직원 신분을 사전에 확인해야 하며, 소셜번호와 관련된 사기 전화를 받게 되면 즉시 핫라인(800-269-0271)으로 신고해 주기를 당부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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