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11지구 연방하원 공화 후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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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영국마을 사진 선거광고 올려

11월 6일 중간선거에서 일리노이주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 공화당 후보가 폐허에 가까운 영국 시골마을 풍경을 자신의 선거광고에 사용했다가 비난을 받고 있다.

일리노이주 연방하원 11지구에 출마한 닉 스텔라 공화당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주 곳곳이 파인 비포장 도로에 물이 고여 있고, 가옥의 담장과 지붕이 손상된 채 방치된 허름한 주택가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고 CNN방송이 10월 31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2010∼2015년 가장 가난한 마을로 분류했던 영국 남동부 에섹스주의 ‘제이위크 샌즈’의 옛 모습이었다. 인구 4,600여명의 해안 마을이다.

스텔라 후보는 “오직 당신만이 이것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문구를 사진에 넣어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번영의 길로 이끌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우리가 파산, 실업, 경제후퇴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 속 마을 광고판은 민주당의 하원 수장인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를 축하하는 내용으로 편집돼 있었다. 마을 주민이 펠로시 원내대표의 지지자인 듯 표현된 것이다. 스텔라 후보는 자신의 경쟁상대인 빌 포스터 민주당 현역 하원의원에게 투표하는 것은 펠로시 원내대표에 표를 던지는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이 사진은 온라인 공간에서 곧바로 논란을 불렀다. ‘제이위크 샌즈’의 행정을 담당하는 폴 허니우드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마을 사진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 사진은 영국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마을 인프라가 개량되기 전의 과거 모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니우드는 “에섹스 주정부는 이미 2개년에 걸쳐 650만파운드(95억1,500만 원)를 투입해 2017년 제이위크 샌즈의 도로와 하수도 보수공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한 마을 주민은 “몹시 화가 난다. 외국인이 우리 마을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텔라 후보 측은 사과했다. 스텔라 후보 선거캠프의 대변인은 “사진 속 마을을 깎아내리려던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 우리는 그것이 제이위크 샌즈인지 몰랐다”면서 “우리에게 그것은 정부의 통치가 잘못됐을 때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31일 현재 이 광고가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상에서 삭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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