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竹馬故友(죽마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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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대나무(竹)로 만든 말(馬)을 타고 놀던 벗(友)’이라는 뜻으로, 어렸을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을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어렸을 적부터 같이 놀던 친구사이를 ‘죽마고우’라고 합니다. 대나무 빗자루를 말이라며 가랑이 사이에 끼고 같이 뛰어놀던 고향 친구이면서 친하게 지냈던 사이라고 남에게 소개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생겨난 배경은 오히려 원수(怨讐)가 된 경우를 슬쩍 이 말을 빌려 숨기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옛날 <환온>(桓溫)은 동진(東晋)의 8대 황제인 <간문제>(簡文帝) 때 사람인데, 불온기미가 있는 촉(蜀) 땅을 평정하고 돌아온 위세에 힘입어 조야(朝野)의 신망이 집중되는 바람에 임금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세력을 형성하게 되자, ‘이건 황실(皇室)의 안녕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판단한 왕은 암암리에 그를 견제할 목적으로, <은호>(殷浩)라고 하는 병법가를 발탁(拔擢)하여 양주(楊洲)지사에 임명하고, 건무장군(建武將軍)이라는 관직을 내리고 그를 우대 하자, <환온>은 그가 어릴 적부터 고향 친구이며, 학문과 재능이 자신보다 뛰어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가 관직에 오르자 자신이 밀려날 것을 두려워하여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는 옛날의 관계가 무색하다 할 정도로 냉랭한 정적(靜寂)이 있게 됩니다. 그 무렵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의 하나인 후조(後趙)(319-351년)에 내분이 발생하여 혼란스럽다는 정보를 입수, 동진(東晋)의 조정도 긴장했는데. 그 파급효과가 어쩔지 걱정스러우면서, 한편으론 오랑케(胡)들에게 빼앗겼던 땅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므로, 왕은 대신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은호>를 대장으로 임명하고, 군대를 이끌고 출전하게 하게 했는데, 그만 도중에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싸움다운 싸움도 한번 못하고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때는 이때라고 <환온>은 즉시 그동안 벼르고 별러온 <은호>의 죄를 청하는 상소를 왕에게 올렸고, 패전(敗戰)의 책임이 있으므로, 왕도 <은호>를 감싸주고 싶어도, 감싸줄 명분이 없자 결국 그를 멀리 변방으로 귀양을 보냈습니다. <환온>은 <은호>가 고향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남들에게 먼저 ‘<은호>와 나는 어릴 때 동네에서 죽마(竹馬)를 같이 타고 놀던 친구, 즉 ‘죽마고우(竹馬故友)’이였다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친구의 우정을 넘어선 공과(功過)를 엄격히 가리자는 충정(忠情)에서 나온 고민의 결과입니다. 하면서 자신이 시기(猜忌)와 질투(嫉妬) 때문이 아님을 강변(强辯)했습니다.<환온>은 원래 권세가(權勢家)의 아들로 먼저 관직에 올랐으며, <은호>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주경야독(晝耕夜讀)하여 늦게나마 관직에 오르게 되었는데 이를 알아 본 친구의 방해공작으로 귀양살이에서 풀려나지 못하도록 하여 결국 귀양지에서 쓸쓸히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죽마고우’라는 말을 앞세워 남들 앞에서는 친한 척하지만, 뒤에서는 오히려 깎아내리고, 짓밟으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합니다. 이 말이 지금은 어릴 쩍 부터 고향 친구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이 숨어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친한 친구를 이 말보다는 ‘총죽지교(葱竹之交)’라고 합니다. ‘파(채소)로 피리를 만들어 불고, 대나무말(竹馬)을 타던 친구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