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釜底抽薪(부저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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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이 말의 글자대로의 뜻은 ‘가마솥 밑에 장작을 뺀다.’라는 뜻인데 원래 이 말은 ‘抽薪止沸, 剪草除根’(추신지비,전초제근) 즉, ‘솥 밑에 장작을 빼내 물이 끓는 것을 그치게(止沸) 하고, 풀(草)을 먼저 베고 그 뿌리를 뽑는다.’ 라는 말에서 발전하여 글자 수는 4자로 줄여, 부저추신(釜底抽薪)이라는 고사 성어를 만들었는데 그 의미는 ‘적(敵)의 계략(計略)을 근본적(根本的)으로 부수어 버린다.’는 손자병법(孫子兵法) 19계에 나오는 전략(戰略)입니다. 다시 말해 가마솥에서 물이 펄펄 끓고 있다면, 물을 얼마간 퍼내거나 찬물을 부어도, 금방 다시 물이 끓어오릅니다. 이때 먼저 아궁이에서 장작을 빼내면, 끓던 물은 점차 식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가마솥의 끓는 물을 식히기 위해 무리하게 찬물을 부어 식히려고 한다면, 잠시 식는 듯하나, 순간적으로 물은 더욱 기세(氣勢)가 강해지고 뜻밖의 불행한 상황을 맞이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궁이의 장작 몇 개를 빼내면 물은 점차 식어가는 것입니다. 즉 적의 세력이 강성해지면 직접 대항하기 어려우니 그 기세를 죽이는 간접 방법을 찾아보라는 뜻입니다. 정면대결을 피하고 상대방의 약점이나, 모순(矛盾)의 근원(根源)을 찾아 제거(除去)하는 것이 좋은 계책이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중요한 참모(參謀)를 회유(懷柔)하여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도 좋은 계책이 됩니다. 앞에 글 중에 ‘지비’(止沸)는 ‘끓는 것을 그치게 한다.’의 뜻인데 비(沸)는 불(沸)로도 쓰여, 비등(沸騰): 끓어오름. 불불(沸沸): 물이 용솟음치는 모양으로도 씁니다. 옛날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 연(燕)나라에 소왕(昭王) 때 <악의>(樂毅)라는 장수가 있었는데 제(齊)나라에 쳐들어가 70여개 성을 함락시키고 겨우 2개성만이 남아 언제 멸망당할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위기에 쳐해 있을 때 제(齊)나라의 장수인 <전단>(田單)은 기겁(騎劫)이라는 첩자(諜者)를 <소왕>에게 침투시켜, <악의>가 지금 민심을 자기에게 돌려 왕(王)이 되려고 한다는 거짓 상소문을 올려 <악의>의 병권(兵權)을 빼앗아버리자 위험을 느끼고 조(趙)나라로 도망을 쳐버렸다. 바로 ‘부저추신’(釜底抽薪)의 계략(計略)이 성공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朝鮮時代)에 <방원>(芳遠; 太宗)이 아직 왕자의 신분인 정안군(靖安君)일 때 태조(太祖)의 이조개국(李朝開國)의 공신(功臣)인 <정도전>은 태조의 절대적인 신임으로, <방원>과 갈등(葛藤)을 빚을 때 한때는 그에게 당하여 위기를 맞아 좌절하고 있을 때, 하륜(河崙)(1347-1416년)이 방원(芳遠)의 야망을 점치고 접근 하여 수하가 되었는데 그는 원래 고려 공민왕 때 등제 했으나 최영(崔瑩)의 요동정벌을 반대하다가 귀양을 갔었으며, 태조에 의해 다시 기용되었으나 당시 실세인 정도전(鄭道傳)에 밀려 두각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가 훗날 실세는 방원(芳遠)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그를 도와 정도전의 참모인 조준(趙浚)(1346-1405년)을 회유하여 빼내고 성격은 난폭하고 과격하지만 당시로서는 쓸모가 있는 이숙번(李叔蕃)을 심복으로삼아 1398년 1차 왕자의 난(亂)을 일으켜 정도전과 남은(南誾) 그리고 이복동생인 방석(芳碩;당시 世子)을 죽이고 결국 왕의 자리(太宗)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저추신’(釜底抽薪)의 계략을 보여준 우리 정치사의 과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