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뇌와 교육-Part 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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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교육학 박사)

뇌는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이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아주 교묘하고 세밀하게 잘 짜여 있으며, 신비스럽게도 다양한 경험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서 뇌의 구조와 기능들이 유연하게 변하고 발달한다. 그래서 독서 활동이 두뇌, 특히 뇌의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한 직종에 종사하면, 그 직업과 관련된 뇌의 특정 영역이 훨씬 발달하여 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많은 경험을 소유한 베테랑들이,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고 존중까지 받는 것도 그 예가 된다.

우리는 뇌의 발달과 교육에 있어서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그것은 바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영어로 “Use it or lose it.”이다. 이는 ‘1만 시간의 법칙(10,000-hour rule)’과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통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성공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매일 3시간씩 연습할 경우에 약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즉, 속담에도 “완벽하게 되려면 연습밖에 없다”고 하듯이 공들여서 시간을 투자하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이다. 또한 ‘하루에 만보를 걷자’는 슬로건도 심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뇌의 근육’, ‘몸의 근육’, ‘마음의 근육’을 키우려면, 일상적인 습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일찍부터 받는 교육의 양과 질, 그리고 기회의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뇌의 발달을 위해서 손을 이용한 일차적 경험을 해야 한다. 학습방법으로 보자면, 손과 몸과 마음이 함께 하는 체험학습이다. 이렇게 사람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손을 사용할 때에 더욱더 쉽게 배울 수 있는데, 이는 수많은 뇌과학 연구들에 의해서 계속해서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학습시에 대략 읽은 것의 10%를, 들은 것의 20%를, 본 것의 30%를, 말한 것의 70%를, 그리고 직접 해 본 것의 90%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자전거를 정말로 타고 싶다면, 백날 자전거를 잘 타는 법에 관한 책만 읽을 것이 아니라, 연습하다가 넘어져 다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실전에 임해야, 비로서 자전거 타는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 몸이 ‘기억’하여,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잘 타고, 능수능란하게 즐길 수도 있게 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오감인 촉각, 시각, 미각, 청각, 후각의 기능은 모든 학습과 교육의 기초가 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인 피아제도 그의 인지발달이론에서 첫번째 단계를 ‘감각운동기(sensorimotor stage)’라 했는데, 아이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감각경험과 신체활동에 따라 사고를 형성해가기 시작한다. 즉, 유아는 감각기관의 사용과 움직임을 통해서 인지적 개념들의 기초를 쌓는 것이다. 사실상 인간은 세상의 사물들을 손과 피부로 촉감하고 조작함으로써 더욱더 알차고 굳건한 뇌세포망을 형성할 수 있다. 이렇게 뇌와 손은 ‘절친’이라서 손의 운동은 뇌의 구조를 변화시키게 된다. 즉, 손과 피부는 제2의 두뇌 또는 ‘바깥 뇌’라고 불릴 정도로, 뇌세포의 생성과 활성화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사실상 뇌의 영역 중에서도 손으로 느끼는 감각과 운동에 관련된 부분이 가장 넓어서, 뇌 운동세포 발달의 3~40%가 손에 달려 있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새로운 사물을 접하면, 무조건 먼저 만져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야 왠지 만족스럽고 마음도 흡족해지고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어린이들도 새로운 장난감을 주면, 흥미를 갖고 이리저리 한참 동안 만지작거리며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아이들은 여러 사물들의 속성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파악하면서, 그 장난감을 활용한 다양한 놀이들의 구상도 함께 해 나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배움의 과정이다. 아이들이 촉각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손과 피부와 뇌가 풍부하게 교신할 수 있어서, 뇌의 건강과 발달에 아주 이롭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