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소박한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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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기자

취재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시카고한인회가 주최한 ‘동포 화합 새해 잔치’에 200여명의 한인 및 타인종이 참석해 함께 떡국과 덕담을 나누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작년에 이어 이 행사를 취재한 나는 나름 뜻깊고 부지런한 새해 첫날을 보냈다고 생각하며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려던 찰나, 한인회에서 ‘동포 화합 새해 잔치 관련’이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보낸 것을 보고 순간 허탈함이 밀려왔다. 이날 한인 언론사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오전 7시부터 행사를 부지런히 취재했던 터라 당연히 단독 보도를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 주최측이 오지도 않은 다른 한인 언론사들에게 친절히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여러 장의 사진까지 보낸 것을 보고 그날 현장을 열심히 취재한 기자와 해당 언론사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했던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런 일이 다른 단체 취재에서도 벌어진 적이 적지 않다. 한국일보 기자만 유일하게 취재를 했는데도 주최측은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언론사 모두에게 보도자료를 한꺼번에 보내 취재기자를 김빠지게 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일보 기자로 근무해온 지난 1년 반 동안, 취재를 다니면서 한인 언론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 시간에 도착했지만 주최측의 요구로 예정 시작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타 언론사 기자들이나 참석자들을 기다려야했던 일도 참 많았다. 배려라고 생각하면 다 좋다. 하지만 아예 취재현장에 오지도 않은 언론사들을 위해 행사가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은 취재 온 기자에 대한 배려가 1도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좋고 의미있는 일이라면 더 많은 사람과 나눠야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할 수도 있다. 물론 이해한다. 단체의 입장에서는 취재 오지 않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언론에서 다뤄주길 바라는 마음에 보도자료를 뿌린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행사나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장에서 질문하고 소통하며 기자수첩에 빼곡히 정보를 담아내는 기자의 수고와 노력도 좀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행사에 홀로 참석해 열심히 취재한 기자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에 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주는 게 ‘배려’라고 생각하는데. 나만의 생각인가…

앞으로는 한인사회 단체 및 개인들이 보낸 보도자료로 인해 현장에 직접 가서 열심히 취재한 기자들을 김새게하는 일이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좋은 일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잘못된 일은 지적하고 꼭 필요한 정보를 잘 정리해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현장을 열심히 누비고 있는 나같은(?) 기자들이 한인단체들의 배려로 좀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해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새해 소망치고는 차~암 소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