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씁쓸한 단독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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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취재팀장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5월은 연방정부 및 일리노이주정부가 지정한 ‘아시안 태평양 문화유산의 달’로 아시안들을 위한 다양한 축하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유권자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선출직 정치인들은 앞다투어 기념식을 주관하고 아시안들에게 갖가지 상을 수여한다. 그야말로 5월에는 아시안들의 위상이 1년중 가장 드높아지는 셈이다. 최소한 외양상으로라도.

지난 16일, 다운타운 톰슨 주청사에서는 제시 화이트 주총무처장관 아시안자문위원회가 주관한 아시안 문화유산의 달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주정부가 주관한 첫 번째 축하행사였을 뿐 아니라 탈북동포지원단체인 에녹의 홍성환 대표가 한인사회 대표로 봉사상을 수상하는 자리여서 당연히 취재를 갔다. 그런데 한인언론사 기자들이 보이질 않았다. 한국일보를 제외하곤 단 한명도…

시카고 한인사회에는 다른 어떤 소수계 커뮤니티 보다 언론사가 많은 편이다. 일간지, 주간지, 라디오 방송, TV 방송 등등.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고 이에 따른 과열경쟁이란 폐해를 지적하는 층도 있지만 그만큼 한인들의 알권리를 위해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크다고 본다. 헌데. 그 많은 언론사들이 아시안의 달인 5월의 첫 정부주관 축하행사에 그것도 한인이 수상자로 선정된 그런 나름 의미있는 행사에 한국일보를 제외하곤 한 곳도 취재를 오지 않다니… 경쟁 언론사가 없으면 편한 것도 사실이다. 나만 취재해 기사를 쓰면 단독보도가 되기 때문이다. 덕분인지(?) 내 기사는 5월17일자 1면에 머릿기사로 크게 보도됐다.

하지만 뭔가 씁쓸하고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아시안을 위한 축하행사고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이 상을 받는 자리인데 다들 취재해서 크게 보도해주면 한인사회 그리고 한인독자들을 위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다른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거나 큰 사건, 사고가 터졌다면 이런 행사는 취재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그러나 당일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뉴스거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그 어떤 언론사도 보이지 않았다.

행사가 열리는지 몰랐다면 무능(無能)한 거고, 알았어도 취재하지 않았다면 행사의 중요성을 모르는 무지(無知)라고 본다. 주류사회에서 아시안이나 한인을 위해 특별히 이벤트를 열어주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이번 행사도 5월이 아시안 문화유산의 달이니까, 그리고 정치인들의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의 하나이니까 기념식도 해주고 상도 주는 것이리라. 따라서 뭐 매우 대단한 건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예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better than nothing)! 그렇다면 다른 어떤 커뮤니티 보다도 월등한 언론사 수를 보유한 한인사회에서 가능한 많은 언론들이 취재를 하고 보도해 준다면 주관하는 정부부서나 참석한 다른 커뮤니티 사람들이 한인과 한인사회를 보는 시각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냐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씁쓸한 단독보도를 한…<홍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