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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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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천 박사의 손자병법인문학]덩치에 밀리면 머리로 싸우라

한국전략리더십 연구원장 노병천 박사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공기소필구(攻其所必救) ― 『손자(孫子) 허실 제6편』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면서 중동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을 때 이스라엘이 전격적인 발표를 했다. “이란의 핵 시설들을 공습할 수도 있다.”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늦어도 2006년 초까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준비를 완료하라고 지시했고, 네타냐후 야당 당수도 공습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었다. 이스라엘은 비록 600만 명의 적은 인구를 가진 나라에 불과하지만, 주변의 수억 아랍 사람들과 맞서서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는 강소국이다. 이를 보면 그들의 조상 다윗이 거인 골리앗과 맞서 싸우는 장면이 연상된다. 이스라엘은 당시의 소년 다윗과 같고, 주변 아랍국들은 당시의 골리앗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블레셋 진영에 골리앗이란 거인 장수가 있었다. 그는 2m 93cm나 되는  큰 키의 거인으로 놋투구, 놋갑옷에 손에는 창날만 7kg에 이르는 놋단창으로 무장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이스라엘에서는 겁에 질려 아무도 그와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 바로 이때 10대 소년 다윗이 나선다. 그는 큰 소리로 이스라엘 군을 농락하는 골리앗을 향해 준비해 간 물맷돌을 힘껏 날렸다. 돌은 순식간에 날아가 골리앗의 이마에 꽂혔다. 다윗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달려가 벌러덩 자빠진 골리앗의 목을 베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지금부터 다윗이 어떻게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첫째, 적의 마음을 먼저 흔들어놓았다. 손자병법 군쟁(軍爭) 제7편에 보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를 치심(治心)이라 한다. 다윗은 골리앗 앞에 나가서 고도의 심리전을 했다. 가벼운 복장에 막대기 하나만 달랑 들고 나갔다. 이 모습을 본 골리앗은 기가 막혔다. 자기를 개로 아느냐는 것이다. 약도 올랐고 자만심도 생겼다. 그래서 발끈해서 떠들어댔다.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를 가지고 내게 나아왔느냐!” 이때부터 승패는 다윗에게로 기울기 시작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먼저 화를 내거나 마음에 자만심이 생기는 순간 이미 승패는 갈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초반의 기선 제압은 이렇게 중요하다. 짓던 개도 초반에 기가 질리면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둘째, 적의 급소를 잘 알고 급소를 공격했다. 다윗은 골리앗의 이마 정중앙을 노렸다. 다른 곳은 완전무장을 했지만 그곳만은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 허실(虛實) 제6편에 보면, ‘반드시 구해야 할 급소를 치라(攻其所必救)’는 말이 있다. 적의 급소를 택하여 치명타를 입히고 전세 전반에 영향을 주게 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눈썹 사이, 이마 중앙은 황정혈 이라는 아주 중요한 급소다. 다윗이 노린 급소는 군사적인 용어로 보면 ‘중심(重心, center of gravity)’이라고 한다. 중심이라는 말은 그곳을 공격하면 다른 것도 함께 무너지는 힘의 중추라는 뜻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시작된 최첨단 교리 ‘효과기반작전’(EBO)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상대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침으로써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것인데, 철저히 효과에 관점을 두고 있다. 효과가 없는 곳은 아무리 공격해봐야 시간과 돈만 낭비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전쟁을 보면, 2차 대전의 경우 한 표적을 무력화시키는 데 폭격기 1,500소티가 필요했지만, 지난 걸프전에서는 한 표적에 한 소티만 필요했고, 이제는 한 소티로 여러 개의 표적을 제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효과를 중심으로 한 경제적인 전쟁을 하는 것이다. 다윗은 그런 관점에서 골리앗의 이마 중앙을 노렸다. 그리고 돌팔매 한 방에 ‘기절’을 시켰다. 그리고 칼로 목을 벴다. 만약에 처음부터 칼로 목을 베려했다면 분명히 실패했을 것이고 오히려 죽을 수도 있었다. 기절시키는 것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목적으로 했다. 얼마나 지혜로운 다윗의 전략인가. 셋째, 적의 강점을 피하고 약점을 노렸다. 다윗이 구사했던 전략은 오늘날 현대전에서 사용되는 비대칭전(非對秤戰, Asymmetric Warfare)이다. 대칭전이 상대방과 꼭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면, 비대칭전은 상대방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도록 상대방과 다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우는 것을 말한다. 골리앗이 커다란 칼로 싸우려 했을 때 다윗도 이와 똑같이 칼을 들고 싸우려 했다면 결과는 뻔하지 않았겠는가? 여기서 다윗은 칼이 아니라 돌을 사용했다. 완전한 비대칭전이었다. 골리앗은 그야말로 허를 찔린 것이다. 넷째, 부지런히 움직이며 유리한 장소와 시간을 택했다. 다윗의 네 번째 전략은 기동전(機動戰)이었다. 기동전이라는 것은 오늘날 현대전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교리인데,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유리한 장소와 시간을 택해서 전장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말한다. 골리앗은 자신의 군사들 앞에서 큰 덩치를 자랑하며 그 자리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이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진지전(陣地戰)이다. 그러나 다윗은 날렵하게 뛰며 움직이는 기동전을 구사했다. 가만히 제자리에 있으면 절대로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와 시간대를 선택할 수 없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 장소와 시간대를 찾아야 한다. 다윗은 그래서 이리 저리 뛰어 다녔다. 그리고는 마침내 가장 좋은 위치에 이르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물맷돌을 날렸다. 다섯째, 속전속결로 승부를 걸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군대는 40일 동안이나 서로 마주보면 신경전을 벌였다. 전쟁이라는 것은 장기전이 될수록 서로에게 좋지 않다. 손자병법 작전(作戰) 제2편에 보면 ‘전쟁을 오래 끌어 이익을 봤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兵久而國利者未之有也)고 말하고 있다. 다윗은 40일이나 끌어왔던 전쟁을 단 몇 분 만에 끝내버린 것이다. 싸움꾼은 싸움을 절대로 질질 끄는 법이 없다. 기회가 오면 단 한 방에 끝낸다.

攻其所必救

공기소필구

반드시 구해야 할 급소를 치라.

이렇게 다윗은 놀라운 전략으로 거인 골리앗을 제압해버렸다. 소년 다윗이 어떻게 이런 대담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략이 좋아도 기본적으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전략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다윗은 목동이었다. 양떼를 들판에 방목하여 기르다보면 수많은 늑대와 곰과 사자들이 달려든다. 그때마다 다윗은 물맷돌로 그들을 제압했다. 다윗이 골리앗과의 출전권을 얻으려고 이스라엘의 사울 왕에게 한 말이 이것이다. “양을 지킬 때에 사자나 곰이 와서 양떼에서 새끼를 물어 가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 죽였습니다.” 다윗의 표적은 느릿느릿한 표적이 아니라 재빨리 움직이는 사자나 곰이다. 이런 날쌘 동물을 상대하며 물맷돌을 던질 때는 정확히 그들의 급소를 노려야 한다.  만약에 한 방에 급소를 맞히지 못하면 오히려 화를 돋워 다윗이 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윗은 날쌔게 움직이는 동물의 급소를 정확히 조준해서 타격했을 것이다. 그것도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서 나중에는  눈을 감아도 급소를 맞힐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골리앗과 같이 크고 느린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덩치가 클수록 표적이 더 커지는 셈이었고, 급소가 커다랗게  보였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다윗은 무엇보다도 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믿음은 또 다른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다윗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골리앗과 싸우기 전 이스라엘 왕이 입혀주었던 무겁고 몸에 맞지 않는 갑옷을 벗어버리고 평소의 가벼운 옷을 입고 싸우러 갔다. 상황과 형편에 따라 자신이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방법, 자신의 강점이 가장 잘 먹힐 수 있는 방법으로 싸운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 이제 정리하자. 회사생활을 하면서 또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골리앗과 같은 벅찬 도전이 있는가? 그렇다면 다윗이 했던 전략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너무나 많아서 적용하기 어려운가? 그렇다면 자신에게 가장 맞는 한두 가지 전략으로 헤쳐 나가자. 평소에 열심히 준비해서 실력을 갖추는 것도 좋다. 그래야 자신감이 생기니까. 내게 있어 가장 잘하는 강점이 무엇인지 잘 살펴보자. 그것으로 싸워 나가자. 지금 앞을 가로 막는 골리앗이 있는가? 누가 힘들게 하는가? 누가 괴롭히는가? 그래서 두려운가? 그래서 피하고 싶은가? 그러면 안 된다. 힘을 내어 부딪치라!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 여러 가지 이유로 한 판 붙자!

힘이 모자라면 전략으로 승부하라.

攻    其    所    必    救

칠 공     그 기     바 소    반드시 필   건질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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