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뭘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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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시대 많은 기업들, 소프트웨어 이용 ‘직원 모니터링’
감시 합법적···조지 오웰 소설 ‘1984’ 속 ‘빅 브라더’ 현실로

“빅 브라더는 항상 지켜보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묘사된 가상 도시의 모습이 2020년 현실이 됐다. 감시카메라와 도청장치를 통해 모든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소설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바로 오늘날의 일상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온라인 재택근무가 일상이 된 가운데 실제로 많은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컴퓨터를 지켜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검색이나 문서작성, 회의 등 모든 업무가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이러한 정보는 누군가에 의해 수집되고 통제될 수 있다. 이렇게 감시당하는 것이 기분도 나쁘고 불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86년에 제정된 법(Electronic Privacy Act)따르면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한 컴퓨터는 회사의 자산으로 인정돼 이를 감시하는 것은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B2B 리서치 회사 ‘클러치’(Clutch)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21%가 회사에서 감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으며 49%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30%는 모른다고 답했다. 감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13%만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72%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연령에 따라서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젊은 층의 경우 이미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감시받는 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보다 투명하게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어 좋다는 답변도 있었다. 그러나 직장인의 10%만이 회사를 신뢰한다고 답해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해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한인 A씨는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회사에서 나를 믿지 못해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오히려 회사에서 지켜보는게 편하다. 일일이 보고하지 않아도 근무시간이나 업무성과를 직접 확인시켜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인업체에서 일하는 B씨도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공유하게 되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비롯해 소통도 원활해졌지만 어느 선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를 지켜보는지 궁금하다. 회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회사에서는 다른 직원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출세의 상징이나 특권처럼 여기고 있어 간혹 직장내 갈등이나 구설수를 야기하기도 한다. 업무와 상관없는 내용이 본인 동의도 없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온라인상에 유포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가 유출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보전문가들은 “우리의 일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컴퓨터에 기록될 수 있는 만큼 업무용과 개인용 컴퓨터를 구분해서 사용하고 중요한 개인정보는 보안키를 설치해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는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와이파이에는 접속하지 말고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악성코트가 설치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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