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서 변두리로 밀려난 미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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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껑충” 중산층 지역 인구 줄고
빈곤·부유층 거주지는 되레 늘어
인플레 등 영향 주거 양극화 심화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도시 외곽이나 교외로 거주지를 옮기는 미국 중산층이 늘고 있다.
집값과 임대료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들의 소득 수준은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이른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에 유입되는 인구 역시 능가했다.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는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더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6일 뉴욕타임스(NYT)는 대도시 중산층 거주 지역의 인구 비중이 미국 전역에서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빈곤층과 부유층 밀집 지역의 인구는 증가 추세다.
신문은 테네시주 내슈빌을 예로 들었다. 중산층 밀집 지역 거주자는 1990년과 2020년 사이에 15% 줄어든 반면 빈곤층 밀집 지역 거주자는 4%, 부유층 밀집 지역 거주자는 11% 늘어났다.
미국 중산층이 그만큼 얇아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도시의 중산층(지역별 중위소득의 3분의 2에서 2배에 해당하는 소득계층) 비중은 1990년 62%에서 2020년 50%로 떨어졌다. 주요 대도시의 사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수도 워싱턴의 중산층은 1990년 57%에서 2020년 45%로 줄었다. 뉴욕도 47%에서 36%로, 로스앤젤레스는 42%에서 37%로 내려앉았다. 중산층의 소득 수준으로는 더 이상 중산층 밀집 지역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내슈빌 주민 애슐리 브로드낙스는 주택 임대료 상승으로 2011년 도시 외곽으로 한 번 이사했다가, 2018년 이후 주택 가격이 거의 두 배로 치솟자 더 먼 교외로 이사했다. 그는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여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거주지를 기준으로 한 미국 인구 분포가 모래시계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리베스 신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는 “사람들이 도시 중심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고, 이는 전통적으로 노동자 계급이 살던 동네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평범한 많은 사람이 살았던 동네를 더 많이 가진 사람들만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경제 위기 여파로 소득과 주거 양극화는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도시 외곽과 교외 지역으로 이주한 중산층 밀집지역의 풍경은 이전과 다르다”고 했다.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이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우애를 다지던 분위기를 더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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