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군 교도소로”···‘전범’ 적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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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첫 전범 재판이 18일 키이우의 지방 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피의자 바딤 시시마린이 유리벽으로 차단된 피고인석에 서 있다. <연합>

우크라, 민간인 살해 러군 전범재판 개시···역 선전전
전선은 교착···나토 “수주간 누구도 승기 잡지 못할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선이 각국 법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에서 투항한 우크라이나군에 전쟁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민간인을 살해한 러시아군에 대한 첫 전범재판을 개시했다. 양측이 각각 포로에 대한 전범 혐의 적용을 통해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선전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까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던 아조우연대 전투원들과 우크라이나군 총 1,730명이 투항했다”며 “이들 중 입원 치료가 필요한 80명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역 내 의료시설로 이송됐으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무기를 내려놓은 이상 그들의 운명은 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가 이들에게 전범 혐의를 적용, 우크라이나 침공을 탈(脫)나치 명분으로 포장해 정당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 대법원은 26일 아조우연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를 연다고 밝혔다. 테러 단체로 지정되면 소속 전투원은 최대 징역 20년 형에 처해지고, 전쟁 포로 지위도 박탈된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도 투항한 전투병을 상대로 전범 혐의 적용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포로에 대한 인도적 대우 등을 보장하는 제네바 협약을 피해 포로를 처벌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NYT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대거 투항한 것을 선전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러시아에게 이번 투항은 그간의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부상을 입은 우크라이나군이 치료받고 있는 도네츠크주 노보조우스크 병원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전범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군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시시마린 하사는 개전 직후인 2월 28일 수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피해 도주 중 자전거를 타고 가던 62세 비무장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공판에서 살인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살해 혐의로 전범재판에 넘겨진 러시아군의 잔인함을 국제사회에 부각하며 역(逆) 선전전으로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선전전이 치열한 가운데 전황은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수복한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중심으로 공세적 반격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 등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키이우에 이어 하르키우 등 대도시 점령에 잇따라 실패한 러시아군이 수십 명 내외의 소규모 부대로 소도시와 요충지 확보에 나서는 전략으로 수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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