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납부율 뚝···세입자 ‘퇴거 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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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지원금 600달러 지급과 LA 카운티의 렌트비 미납 퇴거 유예 조치가 이번 달로 종료됨에 따라 렌트비 미납에 따른 퇴거 위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뉴욕타임스]

6월 81% → 7월 77% 하락
연방 실업수당 끝나고
퇴거 유예조치 이달 종료
렌트비 미납률 치솟을듯

“앞으로 낼 렌트비를 걱정하기는 처음이다.”
미국 이민 10년차에 접어든 한인 K씨(51)의 말이다. K씨는 현재 실업수당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600달러의 연방 지원금이 더해지면서 예전보다 다소 여유가 생겼지만 이것도 이번 달이면 끝이다. K씨는 예전 직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했다. 아내 역시 자바시장에 나가 일하지만 수입이 예전만 못하다. K씨는 “8월은 어찌 넘어간다고 해도 9월 이후 렌트비 내기도 벅찬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인 K씨처럼 렌트비 걱정해야 하는 미국 내 세입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직장 복귀가 지연되면서 실업수당만으로 렌트비를 감당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봉착해 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올해 하반기에는 렌트비를 제때 못내 집에서 쫓겨나는 세입자가 급증하는 퇴거 대란도 예상되고 있다.

9일 AP 통신은 미국 내 세입자 중 상당수가 렌트비를 제때 내지 못하는 재정적 어려움과 압박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갈수록 떨어지는 렌트비 납부 상황에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전국다가구주택위원회(NMHC)가 전국에서 1,140만 임대 유닛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일까지 일부 납부를 포함해 7월 렌트비를 납부한 세입자의 비율이 77.4%로 나타났다. 이는 6월 렌트비 납부율 80.8%에 비해 3.4%포인트 하락한 것이고 지난해 동기 79.7%와 비교해도 2.3%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아파트 정보 제공 및 분석업체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이 4,000명의 세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입자 가운데 7월분 렌트비 납부 마감기한까지 렌트비 전액을 다 내지 못한 세입자는 32%인 것으로 집계됐다. 6월분 미납률 30%에서 2%포인트 증가했다. 그나마 지금은 나은 편이다. 연방정부의 600달러 지원금이 포함된 실업수당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달 말이며 지원금마저 지급 종료되면 실업수당에 의존하고 있는 세입자들의 렌트비 미납률은 급증할 것으로 매체는 지적했다.
경제적 지원금의 로프 끝자락 가까이를 붙잡고 있는 것이 현재 세입자들의 현실인 것이다.

더욱이 렌트비를 제때 내지 못해도 세입자를 퇴거하지 못하도록 하는 퇴거 유예 조치도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경우 오는 28일, LA 카운티는 31일에 각각 해제될 예정이어서 렌트비 미납에 따른 세입자 퇴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당장 8월부터 당월 렌트비와 함께 납부 유예된 미납 렌트비를 12개월 동안 분납해야 하기 때문에 렌트비 미납 세입자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1,900만명에서 2,300만명의 세입자들이 퇴거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퇴거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세입자들이 지금이라도 임대 소유주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호 상법변호사는 “또 다른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 한 8월부터 세입자들의 렌트비 부담은 미납 렌트비가 더해지면서 커질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미납 렌트비 납부 조건과 현재 경제적 여력에 대해 건물 소유주와 협의를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남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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