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코로나19 생필품 사재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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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뉴저지주내 한 코스코 매장의 진열대가 텅 비어있는 모습.[AP]

생수·식품·화장지 등 구매 행렬 장사진···마스크·세정제 동나기도

한인마트들도 판매량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미국에서도 생필품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워싱턴과 LA 등 서부지역은 물론 뉴욕 등 동부지역 대형 할인매장과 편의점에는 생필품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이미 동나 진열대 곳곳이 텅텅 비었다. 미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현지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생필품 비축을 권고했었고 급기야 사망자가 연이어 나오자 위기감은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LA와 뉴욕 부루클린, 뉴저지 등 서부와 동부지역의 코스트코 매장은 물과 화장지, 통조림, 냉동식품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 직원은 “코로나19 사망자가 계속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평소와 달리 위생용품과 식료품을 사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대형약국 체인인 CVS에서도 마스크와 손 세정제, 소독용 알코올은 진열대에서 찾아 볼 수 없었고 재고도 바닥났다. 진열대는 물론 재고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빠른 대량 구매가 이뤄져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매장 직원은 “마스크와 세정제는 재고 물품이 없다”고 말했다.

주요 언론들도 코로나19 공포에 따른 생필품 사재기 조짐을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줄은 길지만, 공급은 부족. 코로나19 카오스로 촉발된 패닉 구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찾은 샤핑객들과 함께 공포가 서서히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주말 LA카운티의 한 코스트코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생수와 위생 화장지, 쌀과 파스타, 통조림, 땅콩버터와 같은 제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며 온라인 샤핑몰에서 이들 제품의 판매가격은 터무니없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같은 사재기 분위기는 한인마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일원 한인마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워싱턴주에서 미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면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 생필품을 미리 장만하려는 고객들이 사재기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베이사이드 소재 한 한인마트는 지난 주말 쌀이 품절, 쌀 판매대가 텅 비었다. 이 마트의 매니저는 “쌀(흰쌀) 수요가 급증해 주말 동안 내놓은 쌀이 모두 조기 소진됐다”고 밝혔다. 플러싱 소재 한인마트의 매니저도 “쌀과 물, 라면, 휴지 등 생필품 판매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고 전했고, 뉴저지 소재 한인마트도 “쌀과 물, 라면(컵, 봉지) 판매가 평소보다 30%이상 늘었다. 특히 쌀 수요 급증으로 창고에 있는 쌀을 매장에 다시 진열하기에 바쁠 정도였다”고 전했다. 뉴욕일원 한인마트 관계자들은 “쌀사재기가 본격화한다면 쌀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쌀은 공급처가 서부(캘리포니아) 지역이기 때문에 늦어도 1주일이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지만, 갑작스런 쌀 ‘사재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로컬 공급처의 쌀은 부족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시카고지역의 한인마트들은 뉴욕 등에 비하면 아직은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들어 생필품을 찾는 한인이나 타인종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와 관련, 중부마켓 글렌뷰점의 우철하 지점장은 “일리노이주에서 4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쌀, 라면, 물, 인스탄트식품 등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판매량이 기존보다 2~3배 가량 증가했다. 물량은 충분히 확보해 놔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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